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 하지만
요즘 기상이변으로 4월부터 햇살이 따가울 때가 많다.
올해 최고의 계절은 지금이다. 시월. 어제 오늘 날씨가 말 그대로 황홀했다.
피부에 착 감기는, 아직 따스함을 머금은 시원한 날씨,
하늘은 높고 시야는 선명하고 여름내 자주 내린 비로 어디든 숲이 무성하고
단풍은 들지 않았지만 동네 산들이 열대우림처럼 깊어졌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드라이브 한 번 해야지 했는데
시차 적응으로 오늘에야 시간을 냈다.
출고하고 몇 달간 세워둔 차를 처음 끌고 간 곳은 내관지.
적당한 곳이 있으면 세우고 도시락 먹고 책 좀 읽고 오려 했는데
청계사 가는 길에 차도 대신 산책로가 새로 생겼다.
아니, 여기가 지리산이야?
이끼 가득한 산책로 들머리 풍경에 빠져서
길이 끝나는 곳까지 걷다 왔다. 왕복 20분 정도지만
마음 깊이 감동할 만큼 아름다운 숲길이었다.
집에서 10분 거리에 이처럼 황홀한 자연이라니...
이렇게 좋은 자연과 깨끗한 환경을 두고 왜 한국인들은 불행할까.
우리 사회의 욕망은 어디서부터 길을 잘못 든 것일까.
삶의 본질에 대한 성찰 없이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인 양 헤매는 것일까.
그 헤맴에서 나 또한 예외는 아니지만,
자주 멈추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세상과 거리를 두고
세상의 기준이 아닌, 이젠 온전히 내 눈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
곧 지천명이다. 지천명은 그래야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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