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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철학, 심리

감정의 발견 / 마크 브래닛

by 릴라~ 2024. 11. 20.

감정 이해하기는 여행과도 같다. 모험이 될 수도 있다. 여정을 마칠 쯤엔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곳, 갈 생각조차 하지않았던 어딘가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전보다, 아니 우리의 바람보다 더 현명해질 것이다. 앞으로 나아가는 데 그 외의 다른 방법은 없다. p132

 

 

예일대 교수 마크 브래닛의 이 저서의 핵심은 감정을 다루는 다섯 가지 기술에 대한 것이다. 많은 분들이 추천한 책인데 내겐 그렇게 특별하게 다가오진 않았다. 책과의 인연도 책을 집어들 때의 개인적인 상황이나 심리 상태와 많이 연관되는 것 같다. 하지만 감정을 다루는 기술보다는 '감정'이란 것이 우리 인생에서 차지하는 의미와 비중에 대해서 더 넓은 지평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책이었다. 

 

이웃 주민에 의한 성적 학대, 왕따, 따돌림, 이어지는 낮은 성적 등 혹독하면서도 폭풍 같은 사춘기를 겪은 저자에게 구원의 한 마디가 있었다. 삼촌이 그의 얼굴을 보고 한 말, 너 괜찮니? 기분이 어떠니? 그 말 한 마디가 그의 마음에 철통 처럼 둘러쳐 놓았던 자기 방어의 장벽을 녹이고 그는 엉엉 울면서 삼촌에게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의 삶을 바꾸고 그가 감정의 힘에 대해 자각하게 된 계기였다. 

 

그가 말하는 감정을 다루는 기술은 다음과 같다. 

1. 감정 인식하기

2. 감정 이해하기

3. 감정에 이름 붙이기

4. 감정 표현하기

5. 감정 조절하기

 

우리는 매순간 감정 속에서 살아간다. 어떤 감정은 순간적이지만 어떤 감정은 오래 남아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우리는 감정이 주는 메시지에는 그다지 귀기울이지 않는다. 그러다보면 우리가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 속에서 길을 잃기도 하고 감정적 혼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놓치게 된다.

 

저자는 감정을 기술이라 부른다. 감정을 우리가 배우고 익힐 수 있다는 의미이다. 자신의 '진짜' 감정을 들여다보려는 노력, 그 감정이 정확히 어떤 방향을 가리키는지 언어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은 자신을 알고자 하는 노력이다. 자기 객관화에 다름 아니다. 자기 객관화란 자기 자신도 일정 거리를 두고 관찰하는 행위인데 자신의 감정도 그렇게 다루라는 것이다. 그 관찰, 관찰에 필수적인 거리 둠이 우리를 감정에 휩쓸리는 것을 막고 우리의 현재 삶의 위치와 처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은 학교와 직장, 가정에서의 수많은 사례들을 다루고 있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느끼는 감정 상태와 학습은 깊이 연결되어 있는데, 학교는 이 점은 고려 대상이 아닌 경우가 많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어떻게 느끼는가, 어떤 사회적 관계와 분위기 속에서 더 잘 배우는가, 고민이 필요한 내용이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이 말이 눈에 띄었다. 직장을 선택할 때 급여나 근무 조건 등만 보지 말고 자신의 감정을 고려하라고. 내 경우 학교가 그렇다. 한 해도 마음 편한 해가 없었고, 지금은 그걸 넘어서서 내 감정의 온전함을 지키가가 어려운 구조다. 감정이 병들기 쉽다는 말. 이제 보니 이 책을 읽고나서 무언가 찝찝한 기분이 들었던 까닭은 내 문제 때문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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