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타자의 시선
박노자, 진중권, 우석훈.... 이들의 모든 견해에 동의하기는 어렵다... 예컨대 2002년 붉은 악마를 보고 파시즘을 말한다거나, 참여정부가 처한 정치적 악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원론적인 비판만 가한다거나 하는... 그리고 대중과 함께 큰 길을 가기보다는 소수 엘리트적인 면모가 보인다거나...하는...
이 책에서도 박노자 선생이 김구 선생의 독립 운동 방식을 비판하는 부분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당시 일제의 그 잔학한 폭압 앞에서 비폭력 투쟁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점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책을 읽는 것은 매우 즐겁다. 내용도 풍부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들에게서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타자의 시선'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권위주의에도 몸서리쳤던 이십대에 비한다면 요즘 한국 사회의 여러 병폐들에 나도 모르게 많이 둔감해졌음을, 한국 사회에 점점 적응해가고 있음을 이들의 책을 읽으면서 깨달을 수 있었다. 특히 '아랫것들에게 자존심을 허락하지 않는 사회'라는 저자의 표현에 무릎을 쳤다. 한국 사회가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가 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
우리의 무뎌진 감성의 날을 다시 날카롭게 벼려주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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