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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시와 소설

마녀식당으로 오세요 | 구상희 & 체리새우 | 황영미 ㅡ 재기발랄한 청소년 소설 두 권

by 릴라~ 2020. 6. 2.

 

동아리 시간에 읽을 '재미있는' 한국 소설을 찾다가 레이다에 잡힌 책. 

'알로하 나의 엄마들'에 이어 일단 이 두 권이 당첨이다. 한 권 더 찾아서 총 4권을 정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청소년소설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인물 묘사가 덤벙덤벙하고 스토리의 얼개가 좀 성근 편이어서

솔직히 성인인 내게는 재미가 없어서 그간 잘 읽히지 않았다. 

 

이 두 권을 보고 좀 적극적으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좋은 소설이 많이 나오는구나 싶다.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는  일단 재밌다. 

친숙한 음식이라는 소재로 마법을 불러오는 것도 재밌고,

소원을 빌려고 마녀식당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우리 이웃의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여서 공감을 준다. 

소설에 끝에 이르러 어떤 특별한 감동이나 깨달음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이웃들의 삶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엿보며 따라가는 것으로도 

청소년들이 읽기에 충분히 괜찮다는 결론. 

 

<체리새우>는 아주 좋았다. 

현장 교사들이 담임을 하며 가장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이 여학생들 사이의 교우관계다. 

학생들이 둘셋 혹은 그 이상 그룹으로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온갖 갈등을 일으키고

울고불고 누구 때문에 학교 못 다니겠다고 하는 일이 해마다 일어난다. 

성인인 교사들은 그런 경험을 한 세대가 아니어서 저 아이들이 왜 저러는지 사실 이해 못할 때가 많다.

학생들을 이십여 년 지켜본 나도 잘 파악하기 어려운

소녀들 사이의 미묘한 심리적 갈등, 요즘 아이들에게 친구가 어떤 의미인지를 

정말 생생하면서도 발랄하게 묘사한 소설이다. 

주인공 다현이 그룹에 속하기 위해 자기 생각은 뒷전에 놓고 지내다가

자기만의 관점과 생각을 획득해가고 용기를 일으키는 모습이 신선한 감동도 준다.

성장소설로서도 손색없는 소설이다. 

그래서 당첨. 

 

두 소설 모두 주인공이 유머와 위트가 있어서 더욱 좋았다. 

유머와 위트는 발랄한 생명력이 없다면 가능하지 않다.

삶을 좀 더 가볍고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힘이다. 

유투브가 아닌, 활자로 된 이야기가 전해줄 수 있는 감각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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