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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일상의 기록

문득 눈길이 머문 자리

by 릴라~ 2020. 9. 9.

어제 D가 쿠팡 주문을 했던가 보다. “아침에 도착했다는 문자가 왔는데, 왜 택배가 없지?” 두리번거린다. 핸드폰에 전송된 도착 사진을 보더니 “9층에 간 것 같은데,,”라고 한다. 울 집은 19층인데. 나갔다 오더니 택배를 찾아왔다. 9층에 있었다고 한다. 얼마 전, 엄마집 앞에도 커다란 상자가 있어 “뭐예요?” 했더니 다른 집으로 갈 게 잘못 배송된 거였다. 요즘 코로나 시국에 택배 주문이 많긴 많은가 보다. 배송 착오도 간간이 일어나는 걸 보니. 

 

퇴근하고 저녁 산책으로 동네 한 바퀴 돌고 집으로 들어가는 길. 엘리베이터를 막 타는데 피자 배달하는 분이 내 뒤를 따라 쓱 들어오신다. 나는 무슨 피자인지 궁금해서 피자 상자만 쳐다보는데 그분이 갑자기 2층에서 내리며 내게 “안녕히 가세요” 인사하신다. 나도 내리는 그분 등 뒤로 인사를 건넸다. 그러면서 문득 내 눈길이 머문 자리. 한 쪽 다리에 깁스를 한 모습. 깁스한 다리는 슬리퍼를 신고 계셨다. 그 다리를 살짝 끌며 걸어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르 닫혔다. 

 

19층 우리집에 도착해서도 그분 뒷모습이 살짝 아른거렸다. “다리에 깁스했는데 계속 배달을 하시네. 오토바이 타다 다쳤을까? 헬맷 쓰셨던데.” D에게 말하자 “발목이라도 접지르신 거겠지”라고 답한다. 오늘 고단한 하루를 보낸 모든 분들의 잠이 평안하시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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