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 22. 화
<하늘나라의 열쇠>
무슨 고민거리를 말만 하면 한결같이 똑같은 대답을 하는 지인이 있다.
"그래, 마음을 비워야지, 우야겠노."
"비우는 거 밖에 없다."
그 말이 사실 그렇게 와닿진 않았다. 비워야 되는 줄 알지만 안 비워지니까 문제지.
어제 내가 존경까지는 아니고, 걍 그의 저서를 꽤 알고 읽은 저자가 정치인 누구랑 사진 찍고 그 편에 줄 선 것을 봤다. 그가 내 이익이 그쪽에 있어서 가노라 했으면 뭐, 그런가보다 했을 텐데, 자기 선택을 정당화하는 말들이 궤변도 그런 궤변이 없었다.
그리고 알았다. 세상을 똑바로 보는데 필요한 것은 높은 아이큐도 학식도 아니고, 사리사욕 없는 마음이라는 것을. 세상을 정확히 제대로 보는 데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이해타산 없는 순수한 마음이라는 것을. 또 그렇게 투명하게 본다면 올바른 판단이라는 게 그렇게까지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이 들면서 살아가는 일이 복잡해지고 어려워지고 오리무중이다 싶을 때가 많았다. 그런데 세상이 복잡한 게 아니라 내 마음에 끼어든 '사심'이 복잡하게 얽혀서 그렇지 않나 싶다. '마음을 비우라는' 지인의 조언은 뻔한 말이 아니라 사실 정확한 조언이었던 게다.
손익 계산과 사심을 벗어나면 있는 그대로의 현실이 보인다. 그렇게 투명하게 볼 때 복잡하게 얽힌 현상이 가닥을 잡고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된다.
베드로 또한 사심 없는 눈으로 순수하게 바라보았기에 예수님을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이라 자신있게 말하고, 예수께선 그런 베드로에게 "행복하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가 알려주었구나." 하신다. (나중에 사심을 가졌다가 사탄 소리를 듣기도 한다.)
하늘나라의 열쇠는 순수로 돌아가는 길을 찾는 것이다.
사는 이야기/일상의 기록
하늘나라의 열쇠, 2/22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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