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내 베란다를 환히 밝혀주던
봉숭아들이 지는 계절,
꽃은 예전에 지고 이제 잎도 다 떨어져
한 해 살이를 마감하는 이때,
뒤늦게 맡둥 근처 작은 가지에서
하얀 꽃이 피었다.
‘어머나! 넌 왜 이렇게 늦게 왔어?
이제 가을인데, 날도 쌀쌀한데..’
하얀 꽃은 말없이 햇살 아래
그저 수줍게 눈인사만 한다.
여름 다 보내고 이제서야 찾아온 꽃,
늦게 피는 꽃을 보고
자연은 이토록 넉넉하고 너그럽구나 했다.
이 녀석에겐 지금이 자신의 때다.
나는 왜 안 피냐고 주위와 비교하는 분이 있다면
이 자연의 넉넉함을 기억하시길.
한참 늦게 피는 꽃도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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