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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일상의 기록

축복장과 명품 __ 서울 순례길 완주

by 릴라~ 2023. 10. 15.

축복, Blessing,
누구나 삶의 축복을 희구한다.
당신의 삶을 축복합니다.
얼마나 다정한 말인가.
축복은 복을 빌어준다는 뜻이다.
저주의 반대말이다. 
 
완주하면 '축복장'을 준다길래 거기 혹해서
9월에 서울 순례길을 완주했다. 
원래 걷고 싶었던 길이지만, 축복장이
동기 부여에 큰 역할을 했다. 
종이 쪼가리 하나 받으려고 1박 2일 두 번,
총 나흘을 서울에서 보냈다. 
아마 중세 때 면죄부도 잘 팔렸을 것 같다. 
뭐랄까, 그냥 삶에 새로운 기운을 주고 싶었던 것 같다.
올해 좀 침체될 만한 사건사고들이 있었다. 
 
무사히 축복장을 받고 돌아가는 길,
어쩌면 사람들이 명품을 두르고 다니는 것도
자기 삶에 무언가 좋은 기운을 부여하고 싶은 게 아니겠나 싶었다. 
명품을 사고 싶은 심리와 축복장을 받고 싶은 심리는
사실 비슷한 것 같다. 물론 축복장 쪽이 훨씬 저렴하다. 
 
축복장의 문구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어본다.
 "주님의 평화와 자비가 가득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진리의 빛을 따라 순교의 길을 걸으신
순교성인들의 삶을 닮아 더욱 성화되기를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읽으면서 왠지 위안과 기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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