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깨달은 것. 교육청이고 학교고 그냥 막 던지는구나.
새학교 발령 받고 이틀간 새학교에서 연수하는데...
세상에... 이틀 연수 끝난 다음날 바로 비포스쿨 4시간 연속 수업하란다.
아니, 아직 노트북과 프린터기 연결도 안 됐고 교실 기자재 사용도 어색하고,
심지어 교실엔 티비 대신 그 옛날 빔이고... 어쩌라는 거야...
게다가 반별 명단도 정리되어 있지 않고... 담날 애들 오는데 전날까지 명단 없음.
실무원이 다 못하겠다고 했다고 비포스쿨 전날, 담임들이 단톡방 만들어 연락하라고...
하아... 이런 주먹구구 처음 봄.
2월에 단톡방 만들면 남은 날들 저희끼리 톡하다 사고 나면 우짜라고...
게다가 폰 없는 애들도 있는데... 그건 절대 안 된다고 했다.
차라리 우리가 지금 연락처 파일 만들테니 그거 다 되면 학교에서 단체 문자 보내라고.
연수 이틀째 오후 내내 새학기 준비는커녕 기본 세팅도 되어 있지 않아서
담임들이 원서(예비소집 때 썼던 연락처 자료) 반별로 나누고, 학생 및 부모 연락처 다 파일로 만듦...
그러느라고 암것도 못하고, 겨우 부랴부랴 교실 가서 빔프로젝트 사용법 익히고 퇴근...
저녁에 졸리는 눈을 부릅뜨고 받아온 자료 PPT 보는데,
아니 이제 갓 초등 졸업한 애들이 PPT 서너 시간을 앉아서 보겠냐고...
저녁에 뻗을 지경인데 결국 밤 10시까지 활동지 만듦... ㅠㅠ
1차시 이름 외우기, 2차시 미션 1, 3차시 미션 2, 4차시 미션 3 하기로...
여전히 프린트기는 안 되고 당일 일찍 가서 다른 분한테 카톡 보내 급하게 인쇄하고...
쌩난리를 쳤다. 뭐 세팅도 안 해놓고 애들 받으래...
새학교, 새 아이들을 만나는 일은 고경력 교사에게도 마음에 부담이 되는 일이다.
첫만남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하는데, 그냥 막 던진다. 막 던지면 걍 막 돌아가는 줄 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그런 것이 아닌데... 기계처럼 막 돌림...
그러면서 수당 준다고. 돈 주면 다인가...
암튼 가자마자 4시간 연속 수업이라니...
밤 10시까지 준비한 보람이 있어 수업은 깔끔하게 끝나고...
울반 녀석들이 집에 가면서 하는 말... 중학교가 생각보다 재미있다나... 하아...
그리고 며칠 뒤에 교무부장 왈, 교육청에서 연락이 왔다나.
비포스쿨을 원래 취지에 맞게 운영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그게 다 내가 찍은 사진과 활동지가 들어간 보고서 덕분...
뭐, 말을 말자.
마지막 사진은 2월 비포스쿨 끝나고 첫 1학년 회식 장면...
그리고 이름이 비포스쿨이 뭐냐. 여가 미국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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