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구교육청이 교사 수를 너무 확 줄여서(400명 줄었다나?)
한 반에 스물아홉, 서른인 학급이 넘쳐난다.
새 학교도 3학년은 한 반에 22명인데 1학년은 29명 ㅠㅠ
이런 애들이 좁아터진 교실에 종일 있는데 사고 안 나는 게 이상하지.
개학하고 지금까지 쉬는 시간에도 교실에 살았다.
또 교실은 학년실에서 얼마나 멀던지... 8차선 대로만큼 가야 함...
가로 5열로 하니 사물함 바로 앞까지 꽉 차서 교실이 넘 답답.
고민고민 하다가 가로 6열로 짝이랑 같이 앉는 걸로 바꿨다.
뒷게시판을 거의 쓸 수가 없어서 학생 큰이름표는 앞에 붙였다.
큰 이름을 붙여야 다른 선생님들이 학생 호명하기 편하다.
개학하고 첫 일주일 동안 열씨미 한 것은 교실 꾸미기...
구석구석 먼지 닦고 공간을 가능하면 예쁘게 만드는 데 골몰...
그래야 정이 가서 내가 교실에 들어가는 게 즐거워진다.
학생들이 하루종일 생활하는 곳이라 더 예뻐야 하고...
비록 낡고 좁은 공간이지만 가꾸는 손길이 닿은 곳은 느낌이 달라지는 법...
학생들이 되도록이면 예쁘고 정돈된 공간에 머물게 하고 싶어서
날마다 먼지 제거하고, 교탁 정리를 한다.
그러노라면 나도 이 공간에 좀 더 애착이 생기게 된다.
낯선 공간에 정 붙이려는 눈물겨운 몸부림이라고 해야 할까...
뒷게시판이 덜 마음에 드는데, 더 아기자기하게 꾸며볼 참...
다이소에서 조화를 사서 붙여보려 한다.
나는 환경과 공간의 힘을 믿는 사람이니까.
교실 바닥이 짙은 색이라 먼지가 보이지도 않아서
1학년들이 먼지 청소하는 건 무리라 판단, 내가 매일같이 쓴다.
아이들은 쓰레기만 줍는 대신, 자기 책상과 사물함은 똑 소리나게 정리하라고 당부해두었다.
사물함 깨끗하게 정리하고, 과목별 파일 잘 정리하는 것, 그게 중학교 생활의 시작이다.
아직까지 중학생은 초등학교처럼 접근해야 반이 잘 돌아간다. 하나하나 가르쳐야 한다.
이렇게 공이 많이 드는 줄은 교사라도 담임 아닌 분들은 잘 모르지 싶다.
부장 교사들은 담임 안 한 지 10년인 사람이 수두룩하니까.
아름다운 교실에서 깨끗하고 정돈되게 생활하는 법을 가르치려고
애쓰고 있다. 그게 모든 공부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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