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다. 영화평론가들의 글보다 훨씬 더!!!
저자가 말했듯 이 책은 철학과 영화의 사이에서 영화를 읽는다. 그래서 이 책의 영화 읽기는 영화라는 텍스트를 매개로 한 우리들의 삶읽기가 된다. 와호장룡, 동사서독, 풀몬티, 길버트 그레이프 등을 매우 인상적으로 읽었고 토탈리콜, 블레이드 러너, 벽, 카프카 등 은 내가 보지 못한 영화여서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필로소포스, 지혜에 대한 사랑. 철학의 어원이다. 필로시네마, 영화에 대한 사랑이라는 신조어를 제시한 저자는 이 책이 탈주를 기도하는 영화에 대한 사랑을 뜻한다고, 이 책을 철학이나 영화에 대한 책이 아니라 탈주에 대한 책으로 읽어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책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우리들의 삶을 '긴장'시키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떠남은, 심지어 혼자 떠나는 경우에서조차도 혼자 하는 외로운 방랑이 아니라, 반대로 함께 갈 사람을 찾는 것이고, 떠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방식으로 '함께' 하는 것이며, 그런 식으로 다른 이들을 떠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것은 다른 곳을 향해 떠나는 것인 만큼 다른 사람을 향해, 부재하는 그들이 '도래하는' 것을 바라며 떠나는 것이다.
반면 구양봉처럼 떠돌아도 붙박혀 있는 사람, 어떤 떠남과도 동행할 수 없고 함께 갈 수 없는 사람은 무언가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이다. 자기 자신에, 혹은 자기 자신에게 다가와 자기를 긁고 간 모든 상처에, 그 과거의 기억에, 혹은 현재의 삶의 방식에 사로잡힌 사람이다. 냉정의 양상으로, 계산의 양상으로 나타나는 그의 '고독'은 그가 그런 자기 자신에 갇혀 있음을 보여주는 징표일 뿐이다. ('동사서독'에서)
책 이야기/철학, 심리
필로시네마 혹은 영화의 친구들 - 이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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