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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에세이93

일상도를 살아가는 인간 - 송봉모 일상도를 살아가는 인간(성서와인간 10) 카테고리 종교 지은이 송봉모 (성바오로딸수도회, 2001년) 상세보기 예수회 송봉모 신부의 '성서와 인간' 시리즈 열번 째 . 얇작해서 좋다. 쉽고 단순하면서도 깊이 있어 이 시리즈 열 권이 다 마음에 든다. 그리스어로 '때'를 가리키는 말은 두 가지라고 한다. 하나는 로 영원을 향한 시간, 생의 전환점을 가져다 주는 구원의 시간을 가리킨다. 또 하나는 로 흘러가는 시간, 그저 소모되고 마는 시간을 가리킨다.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처럼 우리 삶도 두 가지로 나뉘어진다. 일상적 시간인 크로노스, 언젠가는 쓸쓸히 사라지는 삶. 허망한 삶. 다른 하나는 구원의 시간인 카이로스. 사랑하고, 의미를 추구하며, 나날이 새로워지는 영원한 삶. 내 삶이 얼마나 카이로스적인지 깊이 .. 2005. 8. 16.
그 섬에 내가 있었네 - 김영갑 그 섬에 내가 있었네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김영갑 (휴먼앤북스, 2004년) 상세보기 읽고 나서 한참 울었다. 사진에 순교한 작가, 김영갑. 제주에 미쳐 혼신의 힘을 다해 제주를 찍다가 훌훌 이어도로 떠난 사람... 욕망으로 미쳐 돌아가는 세상에 이토록 투명하고 눈부신 영혼이 있으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가난과 궁핍을 감내하며 오직 필름에만 미쳐 보낸 마흔 여덟의 생애. 루게릭병과 싸운 마지막 6년의 몸부림. 그리고 보는이의 마음을 한눈에 사로잡는 그의 사진. 제주의 오름과 바다와 하늘과 들판을 찍은 그의 사진에는 그 전부를 미치도록 사랑했던, 그래서 마침내 그 모든 것과 닮아간, 아름답고, 눈부시고, 고독하고, 광활한 그의 내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특별한 사진 마다마다에.. 2005. 6. 12.
천천히, 또박또박, 그러나 악랄하게 - 노혜경 천천히 또박또박 그러나 악랄하게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노혜경 (아웃사이더, 2003년) 상세보기 역사의 소환을 거절하지 않은 시인 오랜만에 문학하는 사람의 알맹이 있는 좋은 글을 읽었다. (난 시인, 소설가들의 말장난을 좋아하지 않는다.) 노혜경 시인. 그의 페미니즘, 문단 권력에 대한 비판, 시와 문학 및 친일 문학인에 대한 견해, 그의 정치 참여와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 역사가 그를 어떻게 소환했으며 그 질곡 속에서 시인이 어떻게 역사와 호흡했는지, 역사의 소환을 거절하지 않고 지금까지 걸어왔는지를 찬찬히 읽을 수 있다. 문학인으로써 시대적 소명을 다하고자 한 그에게서 참 지식인의 모습을 본다. 노혜경은 서정주는 당연히 비판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삶은 비판하지만 그의 문학적 성과는 인정해야.. 2004. 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