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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일상을 적다413

해바라기 꽃 피다 2월에 해바라기 씨앗을 심었다. 아직 봄이 오기 전, 내가 해바라기 보고 싶다고 말하니 D가 다이소에 가더니 씨앗을 사와서 쓱쓱 심었다. 심은 지 삼개월만에 드디어 꽃이 피었다. 꽃이 커서 한 번에 피지 않고 꽃잎이 한 가닥, 한 가닥씩 수줍게 조금씩 열리고 있다. 생명의 몸짓이 이토록 우아하고 신비롭다니!!! 경탄하면서 보고 또 본다. 비가 그치면 영상으로도 남겨봐야겠다. 2021. 5. 16.
2030 세대에 모기지 혜택을 _ 주택 문제에 대한 유현준 교수 인터뷰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 대처는 전반적으로 잘했지만 부동산 정책은 확실히 문제가 있는 듯(교육 정책도 마찬가지 ㅠㅠ). 물론 코로나로 전세계적으로 유동성이 풀렸기에 집값이 이렇게 오른 모든 책임이 정부에게 있는 건 아니다. 지난 십 년 간 우리 뿐 아니라 유럽을 비롯하여 전세계가 두 배 이상 올랐다. 다만 정부의 정책적 대응은 아쉽다. 지금 세금 때문에 다주택자의 경우 집을 팔려는 사람도 많은데 일시적으로 양도세를 깎아줘야 거래가 활발해지지 양도세를 더 올리면 거래가 주춤할 수밖에. 강남의 경우도 1가구 1주택의 경우 세금을 그렇게 매길 필요가 있나 싶다. 투기를 근절하려면 다주택자에게 세금을 왕창 매기는 게 맞다. 청년들에게 모기지를 많이 해주는 게 필요한 이유는 모기지를 하면 평생 대출을 갚고 은퇴시에 .. 2021. 5. 16.
'걱정 말아요 그대'가 표절이라니 _ 유튜브 알고리즘 전인권의 '걱정 말아요 그대' 노래가 좋아서 피아노 악보를 사서 연습중이다. 뒷부분이 잘 안 되어 유튜브에서 연주곡을 들어보는데,,,, https://youtu.be/_UrTl1VlO5U 유튜브 알고리즘이 '걱정 말아요 그대' 클래식 합주곡을 추천한다. 괜찮겠다 싶어 클릭하니 아,,, 바이올린 소리가 사람 목소리처럼 감미롭고 애절하구나... 바이올린이란 악기의 매력에 담뿍 반해서 듣던 중에,,, https://youtu.be/2zjOnDVhA8c 유튜브 알고리즘에 갑자기 뜨는 이 제목. "걱정 말아요 그대 표절 원곡" 어라 이게 뭐지? 노래를 들어보았다. 거의 똑같다. 원곡이 좀 더 밝고 활기찬 느낌이라는 차이만 있다. ㅠㅠ 엄청 충격. 사실 난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전인권 씨가 천재라고 생각했다. 그.. 2021. 5. 16.
노화의 증거 _ 세제가 아니라 샴푸였어 싱크대 아래에 있는 서랍장을 정리하다가 설거지 세제에 눈길이 갔다. 그 자리에 꽤 오래 놓여있던 것이고 몇 번이나 보았던 것인데, 그 세제통에 쓰인 글씨를 읽은 건 그날이 처음이었다. 샴푸 린스 겸용, 허걱 이게 뭐지? 세제통을 집어들고 앞뒤로 살펴보았다. 뒷면 설명을 보니 두 번 머리를 감으세요. 샴푸가 맞다. 허거거거걱! 자연드림 설거지 세제통이랑 샴푸 세제통이 모양이 똑같아서 잘못 산 것 같았다. 아니, 언제부터 샴푸로 설거지를 했지? 우리집 싱크대에는 붙박이 세제통이 있어서 덜어서 쓰는데, 세제를 덜어넣은 사람이 내가 아니라 D여서 언제부터 샴푸를 썼는지 모르겠다. D에게 물어보려니 그동안 샴푸로 그릇 씼었어요,,, 하면 충격 먹을까봐 말 안 하는게 낫다 싶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자연드림 세제통.. 2021. 5. 16.
이런 어색한 조어라니... 근처 알파시티를 산책하다 발견한 상호. SW융합테크비즈센터! 알파벳과 영어와 한자어를 이리저리 섞어 놓아 도통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 왜 말을 이런 식으로 만드는 것일까? 이해가 잘 되기 위해 외래어를 섞는 것도 아니고, 이해도 안 되는데 이런 말을 만드는 까닭은? '비주얼'이란 말이 유행하기 시작할 때부터 슬슬 거슬리더니 날이 갈수록 외래어가 많아진다. 세계 경제대국 10위권에 드는 나라가 자기 것을 이처럼 천대한다는 게 이해가지 않는다. 우리 문화의 고유성과 독창성의 뿌리는 '한국어'인데!! 요새 또 거슬리는 말은 '루틴'이다. 어딜 가나 루틴, 루틴... 팬데믹도 마찬가지. 대유행이라 하면 될 걸. 얼마 전 다녀온 신불산의 '파래소폭포', 얼마나 어여쁜 말인가, 파래소... TV와 언론이 여론을.. 2021. 4. 6.
미얀마를 떠올리며 내가 여행한 곳 중에서 '사람'이 정말 정답게 기억되는 나라가 둘 있다. 물론 어느 나라나 다정한 사람들이 있지만, 특정 몇몇 사람이 아니라 사람들이 전체적으로 계산 없는 순수한 정감으로 다가왔던 곳. 변방의 오지, 캄차카 반도(2003년)와 2014년의 미얀마다. 캄차카는 지금은 어떨런지 모르지만 당시엔 자본주의적 느낌이 덜 나는 지역이었다. 삐끼가 없고 무언가 더 이익을 챙기려는 태도가 없는, 순박하면서도 기품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미얀마는 저개발국임에도 믿을 수 없이 안전했고 사람들이 정직했고, 아, 이게 불교국가구나 하고 느낄 만큼 온유한 사람들을 만났다. 요즘 미얀마 뉴스가 종종 나온다. 만달레이라는 지명을 들을 때마다, 강렬한 햇살을 맞으며 쏘다녔던 도시 구석구석의 풍경이 떠오르고 마음.. 2021. 4. 2.
이건 민주주의인가 반민주주의인가 얼마 전에 부산에 갔다가 시내서 목격한 광경. 깜짝 놀랐다. 내용이 넘 심해서. “간첩 문재인을 사형에 처한다” 이건 민주주의의 증거인가, 반민주주의의 증거인가. 나는 후자라고 생각한다. 사적인 자리에서는 대통령을 죽일놈이라고 욕하든 말든 아무 상관 없다. 자기집 안방에 붙여놔도 뭐라 안 한다. 하지만 공공장소에 플래카드를 거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이건 표현의 자유가 아니다. 대통령 비판도 아니다. 가짜뉴스이자 심각한 인권침해이자 혐오 내용이다. 민주주의 질서를 해치는 것이다. 이러다가는 테러도 표현의 자유라 할 판이다. 이걸 그냥 내버려두다니.. 공권력이 이렇게나 약해서 되겠나, 공공성에 대한 인식이 이래서 되겠나 싶다. 한국은 민주주의에 관해서 뭔가 크게 오해하는 것 같다. 2021. 2. 25.
진짜 미니멀리스트 또 발견 __ 아침나무 이 광활한 유투브의 바다에서 진짜 미니멀리스트를 또 발견했다. 지난 번 ‘단순한 진심’에 이어 ‘아침나무’다. 전자는 청년 커플이었는데 이번엔 중년 여성.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자극적인 영상이 넘쳐나는 곳에서 한적한 오솔길 옆 샘물처럼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나는 저 정도로 내 소유를 비울 수 없다. 간소한 삶의 가치를 잘 알지만 20년을 성실한 노동자로 살아본 결과(안정된 직장이긴 하나) 노동 소득은 절대 물가와 자본의 증가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음을 알았다. 학교에서 정년퇴임은 만 62세고 연금 개시는 만 65세다. 퇴직 후 3년간 소득이 없는 건 둘째 문제고 정년 때까지 버티기가 어렵다. 나이 들수록 학생들과도 멀어지고 학교 특성상 업무 강도는 점점 높아진다. 노동소득만으로는 원치 않을 때까지.. 2021. 1. 25.
구글 애드센스 대소동 _ 부적절한 광고 차단 유투브에서 하도 블로그 광고 붙이기를 소개하길래 구글 애드센스 신청을 했는데 며칠 뒤 바로 승인이 났다. 티스토리에 대체 어떻게 광고를 붙이지? 끙끙대다가 이리저리 검색해서 광고붙이기 성공. 그런데 구글 자동광고가 이렇게 지저분할지 몰랐다. 글 중간중간에 광고가 대여섯 개나 붙는다. 긴 글이 많아서인 것 같다. (소유냐 존재냐) 포스팅에 금융 관련 광고가 잔뜩 붙으니 황당. 보기만 해도 짜증이 확 나서 애드센스 들어가서 자동광고 해제했더니 광고가 메인 화면에만 뜨고 글 속에서는 사라졌다. 그런데!!! 며칠 전 작성한 (김해여행 - 왕후의 노을에 잠기다) 포스트 메인 화면에 야한 만화인지 책인지 광고가 떡하니 붙는다. 오 마이 갓. 제목에 있는 왕후,,때문인가? 왕과 궁녀가 등장하는 스토리다. 광고 설정 .. 2021. 1. 16.
감탄할 만한 미니멀리스트들 __ 단순한 진심 유투브에서 우연히 보고는 깜짝 놀랐다.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 이분들에 비하면 난 미니멀리스트 근처에도 못 간다. 몇 년 전, 아빠 유품과 세간을 정리하면서 아 내가 죽어도 수많은 물건들이 남고 대부분 버려지겠구나, 뼈저리게 느껴서, 이후 책 사는 것도 줄이고 도서관에서 빌려보긴 하는데 실천은커녕 시시때때로 택배 도착. 옷은 또 어찌나 많은지. 기껏해야 샴푸 안 쓰고, 머리 염색 안 하고, 고기 덜 먹는 정도. 나는 새카만 머리를 갈색으로 물들이는 것 하나를 중단하는데도 엄청난 마음의 저항이 있었다. 자기 철학이 있고 소신이 있고 개성 뚜렷한 멋진 젊은이들이다. 블로그도 찾아봤는데, 시류에 초연한 그 자기 소신이 매력적이었다. 자기 생각이 있고 그것을 밀고나갈 힘이 있다는 게 인간의 진정한 매력이구나 했.. 2021. 1. 12.
크리스마스 선물 _ 금호강의 야생 큰고니떼 코로나 대유행에, 정치적 혼란을 부추기는 언론의 말 같지 않은 말들이 난무하는 이때, 뜻밖의 반가운 손님을 만났습니다. 금호강을 찾은 야생 큰고니떼입니다. 머나먼 시베리아에서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와 대구 금호강에서 겨울을 나는 녀석들. 바로 근처에 철길과 고가도로가 지나가는 도심에서 생명의 신비한 몸짓을 마주하니 마음이 떨렸습니다. 자연이 주는 위로가 이런 것이구나 했어요. 아쉽게도 큰고니떼가 대부분 모여 있는 금호강 안심 습지는 조류독감 때문에 지금 접근 금지입니다. 저는 강 건너편으로 가서 경산 쪽 둑방길에서 큰고니떼를 관찰했는데요. 100여 마리는 되어 보였으나 맨눈으로는 손톱만큼 작게 보입니다. 다음 날 다시 찾아갔을 때가 운이 좋았습니다. 안심교를 막 지났을 무렵, 전체 무리에서 따로 떨어져 있.. 2020. 12. 27.
짧았던 기적 나이가 많아 자연임신은 생각도 못했는데 생리주기를 넘긴데다가 배 한쪽이 이상하게 계속 콕콕 거려 혹시나 해본 임테기, 깜짝 놀랍게도 선명한 두 줄이었다. 처음엔 "이 일을 어쩌나?" 몹시 당황하고 걱정이 산더미같이 밀려왔는데 하루 이틀이 지나니 그 당황함은 기쁨으로 바뀌었다. 생명의 선물이니까. 그런데 연말이라 컨디션이 바닥이었던 것 같다. 올해 맡은 학년이 너무 힘들어 전체 등교 두 달만에 일 년 진을 다 뺐다. 다른 스트레스도 많았다. 그래서일까 낮 최고기온이 처음으로 0도로 내려가고 영하의 날씨가 찾아온 월요일, 종일 몸이 으슬으슬 안 좋더니 그날 밤부터 열이 오르고, 토하고, 코로나 검사로 학교도 병가를 내고 그렇게 한 며칠 몸살을 앓다가 임신 6주차에 들어서던 날, 자연 유산이 되었다. 열나고 .. 2020. 12. 27.
역전마을 인터뷰 11 _ 시골서 사는 게 꿈이었죠 **10월부터 두 달간 경산시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인 지역 스토리텔링 부분에 자원봉사를 했다. 총 11분을 인터뷰해서 글로 옮기는 작업인데 내가 쓴 글이라 기록으로 남겨둔다. 시골서 사는 게 꿈이었죠, 배00 씨 꽃집으로 착각하는 집 경산역 입구에서 북쪽 방향으로 조금 걸어가면 행정복지센터 옆에 소담한 가정집이 한 채 있다. 지나가는 사람이 “꽃집이에요?” “꽃 팔아요?” 하고 묻게 되는 집, 영덕이 고향인 배향자 씨의 집이다. 대문 옆으로 보이는 작은 온실에는 각양각색의 식물이 걸려 있고 마당에도 개성 있는 화분이 한가득이다. 방문했을 때는 늦가을이라 꽃이 많이 졌는데 봄철에 꽃이 만개할 때는 훨씬 화려한 모습이라 한다. 배00 씨는 셋방살이 시절부터 이사할 때 짐보다 꽃이 더 많았다. 꽃이 그냥 좋고,.. 2020. 12. 21.
역전마을 인터뷰 10 _ 이만하면 살기 좋은 동네 **10월부터 두 달간 경산시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인 지역 스토리텔링 부분에 자원봉사를 했다. 총 11분을 인터뷰해서 글로 옮기는 작업인데 내가 쓴 글이라 기록으로 남겨둔다. 이만하면 살기 좋은 동네, 뉴-진미 스튜디오 김00 씨 역전마을 사진관 시원시원한 목소리가 매력인 김00 씨는 경산이 고향이다. 삼북동에 오래 살다가 스물세 살에 결혼하면서 시댁이 있는 중방동에 살았고 이후 분가해서 역전마을에 정착하셨다. 역전마을에 온 이유는 사진관 때문이다. 시댁이 사진관을 했는데 분가하면서 김00 씨 부부가 역전마을에 사진관을 따로 차렸다. 역전네거리에서 남쪽으로 경산로에 접어들면 ‘뉴-진미 스튜디오’가 바로 보인다. 20년 가까이 되는 사진관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주변 환경은 크게 변한 게 없다. 거리가 좀 깔.. 2020. 12. 21.
역전마을 인터뷰 9 - 정직을 원칙으로 살아온 세월 **10월부터 두 달간 경산시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인 지역 스토리텔링 부분에 자원봉사를 했다. 총 11분을 인터뷰해서 글로 옮기는 작업인데 내가 쓴 글이라 기록으로 남겨둔다. 정직을 원칙으로 살아온 세월, 한진건강원 천00 씨 기차 타고 경산으로 스물네 살에 역전마을에 시집와서 44년째 살고 계시는 천00 씨. 원래 고향은 밀양이다. 학창 시절에 대구까지 석탄기차를 타고 간 일이 있는데, 결혼할 때는 완행열차가 생겨서 열차 타고 경산까지 오셨다. 70년대 후반, 지금 경산역 도시재생센터가 있는 자리는 가구골목이었고, 그 골목 안 경산극장 맞은편에 ‘경산문화원’이 있었다. 천명00 씨는 바로 그 ‘경산문화원’ 예식장에서 결혼하셨다. 그 무렵의 기억을 떠올리면, 경산역 주위에는 철도사택이 있었고 여인숙이 많았.. 2020. 1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