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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일상의 기록408

눈을 감으면 세상이 더 잘 보인다 눈을 감으면 세상이 더 잘 보인다. -톰 웨이즈 불과 2년 전 일이지만 까마득한 오랜 일로 느껴진다. 다른 허다한 중병에 비한다면 병도 아니라 할 만큼 가벼운 암이었고, 치료 과정도 길지 않았지만 그 암이라는 말이 주는 무게감과 함께 내게는 결코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또한 서른을 눈 앞에 둔 나이, 삶의 기로에 서서 여러 고민이 많던 때라 당시로선 마음의 충격이 컸다. 직장에 찾아온 보험설계사 아주머니께서 암보험을 들라고 권유하셨을 때만 해도, 나는 암 같은 것 걸릴 일은 없을 거라면서 손을 내저었는데, 그로부터 두 달 뒤에 수술을 받게 되었으니 앞 일은 절대 장담할 수 없나 보다. 목에서 만져지는 단단한 종양이 아무래도 심상치 않은 듯해서 그 해 5월 초에 종합 검진을 받았고, 악성일 가능성이 높다면.. 2004. 7. 23.
대구 동성로 유세장을 다녀와서 대구 동성로 유세장을 다녀와서 지난 토요일, 태어나서 처음으로 대통령 후보의 유세장에 갔습니다. 제가 그를 직접 보러 갈 만큼 이번 선거 과정은 의미 있고 신선한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씨 속에 네 시 반 쯤 대구 백화점 앞에 도착했을 때 마침 그곳에는 미선이 효순이 추모 행사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시민들이 발길을 멈추고 전시된 사진을 보고 있으며, 서명에 참가하는 이도 많습니다. 그 바로 옆에 우뚝 서 있는 맥도날드와 버거킹 건물이 묘한 대조를 이루었습니다. 유세 예정 시간인 다섯 시가 되자 미군 부대까지 갔던 촛불 시위 행렬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주위는 무척 혼잡했습니다. 집회 신고서를 제출했으니, 선거 차량은 나가 달라는 시위 주최측의 방송이 들렸습니다. 민주당, 민노당, .. 2002. 12. 9.
2인 3각 고등학교 2학년 가을이었다. 교내 체육대회를 앞두고 선수를 뽑기 위해 학급회의가 열렸다. 실장이 앞에 나와 지원자를 받고 있었다. 늘 내게 부담을 준 체육대회, 초등학교 시절 난 몸이 많이 약해서 달리기를 지독하게 못했다. 못했기 때문에 싫어했다. 꼴찌에서 벗어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운동회 날, 6명씩 한 조가 되어 전교생이 모두 뛰는 시간은 내게 고역이었다. 5학년 때였던가. 나는 담임 선생님께 몸이 아파 못 뛰겠다고 거짓말하고는 달리기를 빼먹은 적도 있다. 중학교 때, 우리 학교는 한 반에서 약 60퍼센트 이상의 학생이 선수로 뛰어야 할 만큼 다양한 종목이 있었지만, 3년 내내 나는 한 번도 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못하면 우리반 아이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꼴찌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2000. 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