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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567

[질문의 힘 / 사이토 다카시] __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질문 능력 대화,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핵심이 '질문'임을 명쾌하게 해설해주는 책. 수준 높은 대화를 위한 질문법. ##사람이 성장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과 대화를 하는 것이다. 테니스를 배울 때와 비유해 보면, 테니스에서 실력 향상의 비결은 자기보다 잘 치는 사람과 연습하는 것이다. 능숙한 사람은 자기보다 못하는 사람을 배려하며 경기를 한다. 덕분에 빠른 공을 보는 데 서서히 익숙해지며 공을 칠 타이밍도 배울 수 있다. 따라서 그 사람과 함께 테니스를 하고 난 뒤에는 금방 실력이 늘었다는 느낌이 든다.커뮤니케이션도 마찬가지다. 대화에 능숙한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 구명보트를 던져준다. 그런 사람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가 질문을 많이 던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럼 그때 기분이.. 2022. 7. 31.
[삶을 위한 수업 / 마르쿠스 베른센, 오연호] __ 덴마크 교사들의 이야기 "행복한 나라 덴마크의 교사들은 어떻게 가르치는가"라는 부제에 이끌려 도서관에서 책을 집어들었는데 기획자가 오연호라 더 관심이 갔다.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깨고 처음부터 끝까지 매우 쉽게, 술술 잘 읽힌다. 덴마크 교사 10명의 수업 이야기를 생생한 대화와 함께 엮어갔기 때문이다. 수업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수업 철학과 삶의 철학을 쉽고 간명하면서 핵심을 간파하며 읽을 수 있는 책. 한 마디 한 마디가 내 생각을 대변해주는 것 같다. 모두에게 권한다.  ## 덴마크를 포함한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은 아이들이 야외에서 노는 것을 어찌 보면 광적으로 좋아한다.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은 야외 활동이 아이들의 성격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왕성하게 자기 인생을 사는 데 보탬이 된다고 믿는다. 자연에.. 2022. 7. 26.
태백산맥 3~4부(6~10권) 분단과 전쟁, 완독 소감 드디어 이 걸작을 다 읽었다. 3부와 4부는 6.25 전쟁에서 휴전, 그 사이 지리산 빨치산 투쟁과 소탕이 이야기의 줄기다. 스무 살에 읽었을 때는 역사적 사실을 잘 모른 채 그저 이야기의 흡입력에 정신없이 빨려들어가 읽었다면, 지금은 소설의 배경이 되는 사건들을 대부분 알고 있어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보도연맹 사건, 국민방위군 사건, 거창양민학살사건, 거제 포로수용소 등 굵직한 사건들을 대부분 알고 있고, 지리산의 주요 골짜기, 백무동, 뱀사골, 피아골, 빗점골, 주요 봉우리 천왕봉, 반야봉, 노고단, 인근 화엄사, 의신마을 등을 모두 알고 있기에 더 생생하게 읽혔다. 지리산이 지금 올라가도 얼마나 돌투성이고 힘든 길인지, 지리산 겨울이 얼마나 매섭고 추운지 잘 알기에 그곳에서 버틴 빨치산들의 고.. 2022. 7. 25.
태백산맥 2부 (4~5권) 민중의 불꽃 방학하고 아침으로 빵을 먹다가 오랜만에 흰 쌀밥을 지어 밥을 한 그릇 푸는데 문득 뭉클했다.  소설 태백산맥 때문이다. 이 밥 한 그릇에 얼마나 많은 한과 눈물이 담겼던가. 수천 년간 이 밥 한 그릇에 삶의 모든 고락이 달려 있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흰 밥 한 그릇을 보며 그저 무량했다. 문학의 힘이 실로 대단하다.  태백산맥 2부 4~5권은 해방 후 토지개혁을 둘러싼 갈등을 세세하게 다룬다. 국민의 8할 이상이 농민이었고, 그 농민의 다수가 또 소작인이었던 시절. 해방 후 사회갈등의 근본은 지주와 소작인의 대립이었다. 아무리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소작료로 다 징수되고 춘궁기, 추궁기엔 굶기가 여사였던 시절, 소작 부치던 그 토지마저 없으면 굶어 죽어야 했던 시절, 땅은 사람들에게 꿈과 한의 결정체였.. 2022. 7. 24.
[태백산맥 1부 (1~3권) / 조정래] 한의 모닥불 스무 살 때 읽고 이십 년 넘는 세월을 훌쩍 건너 뛰어 다시 손에 잡은 소설 태백산맥. 벌교 여행을 다녀와서 이틀 만에 3권까지 읽었다.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다. 일단, 소설의 주요 장소인 벌교읍내, 현부자집, 술도가, 보성여관(옛 남도여관), 금융조합, 홍교, 중도방죽 등을 직접 보고 온 터라 읽으면서 장소가 환히 떠올라서 좋았고,, 주인공들이 오고가는 인근 선암사와 고흥, 순천 일대까지도 이번 여행을 통해 지리가 환히 그려져서 좋았다. 고흥 과역면은 3권에서 한 줄 나오는데 과역면에서 여행 중 가장 맛있는 밥을 먹어서 그것도 기억에 남았다. 가 진도가 잘 안 나가서 힘겹게 붙들고 있던 참이라 이 더 기대 이상인 듯도 하다. 조정래 씨 필력이 대단하다.스무 살 때만큼은 아니지만(그땐 밤새워가며 읽음) .. 2022. 7. 22.
[시간과 공간의 흐름을 타는 국어수업 / 김명희] __ 내게 영감을 주는 선배 선생님 교사들이 쓴 책은 거의 다 읽었지만 영감을 준 분을 딱 한 분만 꼽으라면 이분이다. 이십대에 어느 연수에서 처음 뵈었는데 그분한테 배운 감정 어휘 수업을 지금도 시 수업에 내 방식대로 바꾸어 응용해서 쓰고 있다. 김명희 선생님은 지식이나 수업방법보단 말과 글의 소중함과 가치에 대한 영감을 주신 분이다. 영감을 얻는다는 건 누군가로부터 부분적인 지식이나 방법론을 얻는다는 것과 상반되는 의미이다. 누군가로부터 써먹을 만한 방법론을 얻지 못하더라도 그걸 훌쩍 뛰어넘는 영감을 얻기도 한다. 그것은 당사자가 자기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갖고 있을 경우다. 그 스타일에는 늘 그분만의 철학이 깔려 있기 마련이다. 철학과 관점이 스타일로 구현될 때, 그 스타일이 우리에게 영감을 주게 된다. 그분의 수업 방식을 따라하지 않.. 2022. 6. 19.
[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 이순자] __ 황혼에 글을 쓴다는 것 황혼에 글을 쓴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작년에 눈에 띄는 글을 하나 보았다. ‘실버 취준생 분투기'. 이혼 후 생활고로 예순 넘은 나이에 취업전선에 뛰어든 분의 이야기인데 피와 땀이 깃든 글은 이런 묵직한 감동이 있구나 할 만큼 오랜만에 보는 에세이다운 에세이였다. 이분이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가셨다고 했다. 불과 일흔의 나이에. 남편의 폭력으로 재산분할을 포기하고 황혼이혼을 하고, 사이버대학 문창과에 등록한 뒤 늦깍이에 평생 꿈꾸었던 글쓰기를 시작했다는 걸 알고는 너무 짧게 쓰고 가셨구나 몹시 안타까워했었다. 최근 이분의 시와 산문이 휴머니스트에서 유고집으로 엮어 나왔다. 지인이 선물로 보내줘서 알았다. 이분 글을 더 읽을 수 있다는 게 기뻤다. 1953년생, 우리 모친보다 세 살 아래. 그 .. 2022. 5. 29.
[패배의 신호 / 프랑수아즈 사강] __ 프랑스 부르주아 소설은 내 취향 아님 오랜만에 읽는 프랑스 소설.처음엔 프랑스 소설에서 흔히 보는, 부르주아적 생활상에 대한 묘사가 썩 와닿지 않았는데..캐릭터가 워낙 흡입력이 있어서 끝까지 몰입해 읽었다. 책장을 덮으니 루실, 샤를, 앙투안, 디온, 이 네 사람을 직접 곁에서 만난 것 같았다. 그 집에서 같이 생활한 듯한 느낌이 들 만큼인물과 그들을 둘러싼 공간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가 탁월하다. 과연 천재 작가라는 말을 들을 만하구나 싶었다. 내일에 대한 계획이 없는, 오늘의 따스한 햇빛에서 삶의 모든 행복을 얻는 서른의 루실. 그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며 경제적 뒷받침을 해주는 능력 있고 사려 깊은 오십의 애인 샤를. 사교계의 여왕이자 세련되고 아름다운 마흔의 디온.디온의 애인이자 그녀의 경제적 후원을 받는,작가 지망생이면서 진지하게 의.. 2022. 5. 21.
[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 / 이오덕과 권정생의 아름다운 편지] 두 분의 편지를 읽고 알았다. 권정생 선생이 병고로 얼마나 고통 받았는지, 얼마나 낫고 싶어 하셨는지, 병 때문에 글 쓸 힘을 못 내는 것을 얼마나 안타까워하셨는지... 이오덕 선생이 얼마나 열심으로 권정생 선생의 책 출판을 위해 뛰어다니셨는지... 아동문학이 정당한 문학적 평가를 받도록 얼마나 열렬히 애쓰셨는지... 두 분은 진짜, 아동문학이 순문학에 비해 몇 단계 아래라고 하찮게 여겨지던 시대에 아동문학을 위해 평생을 바치셨다.이 책은 내가 정말 존경하는 두 분, 그 분들의 순정한 마음과 부지런하고 고된 발걸음 하나하나를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권정생 선생은 다시 태어나도 사회가 알아주는 돈 많고 건강하고 성공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그렇게 되면 많은 벗을 잃게 될 거라고. 각혈을 하며.. 2022. 5. 17.
[작고 단순한 삶에 진심입니다 / 류하윤, 최현우] __ 아름다운 커플의 특별한 성장기 D가 오후에 온대서 아침에 또 빵 ㅎㅎ 주말 아침과 함께 한 책은 유투브 채널 을 운영하는 젊은이들이 쓴 책.  가볍게 잘 읽히지만, 그들의 삶의 실천은 결코 가볍지 않은 책. 젊은 분들이 어쩜 이렇게 속이 여물고 알찬가 했더니 스무 살부터 많은 실험과 시행착오를 했고 그래서 단단한 내공이 자리한 분들이다. 남과 다른 삶을 살고자 할 때 가장 힘든 건 가족과의 갈등이다. 단순한 진심의 하윤 씨도 꼭 같은 갈등을 겪었고 용기 있게 그 시간을 견디고 헤쳐나갔다. 참 아름다운 이들. 오십 다 되어가는 내가 이 젊은이들로부터 영감을 얻는다.  우리는 삶에서 무엇에 진심일까?  나는,,, 아무튼 '위대한 작가'들에 진심이다.윤동주, 이육사, 한용운, 백석을 너무너무 사랑함. ㅎㅎ 도스토옙스키와 빅토르 위고와 주제.. 2022. 5. 14.
[지금 이 목소리를 듣는 것이 우리의 정의다 / 이문현] __ 사회부 기자의 버닝썬 취재기 워낙 글을 쉽게 써서 잠깐 누워서 금방 읽었다. 이 책은 사회부 기자의 버닝썬 취재기다.  클럽 직원으로부터 갈비뼈가 세 대나 나갈 만큼 두드려 맞고도 경찰에 오히려 가해자로 몰린 손님. 그가 호소한 억울함에 응답해 기자는 취재를 시작한다. 그리고 양파 껍질처럼 실체가 밝혀지는 클럽 버닝썬의 실체. 그곳은 약물과 성폭행, 탈세 등등 비리의 집합소였고, 경찰로부터 비호를 받고 있었다.  클럽 버닝썬의 한 달 매출이 24억이란다. 그곳에서 VIP 대접을 받으며 하룻밤에 수천만 원, 심지어 만수르세트라는 1억의 돈을 뿌리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 고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멀쩡한 사람에게 약물 반응 음성이 나오는 약물을 주입해 성노리개로 만드는 업주가 있었다. 이 시대 가장 추잡한 돈 잔치를 보여주는 곳이 클럽 .. 2022. 5. 5.
[에세이 만드는 법 / 이연실] __ 책 제목 잘 짓는 법이 더 어울리네 톡톡 튀면서 꼭 필요한 분야의 책을 솜씨 있게 묶는 유유 출판사의 문고판 책. 얇아서 금방 읽지만 책에 담긴 노하우는 범상치 않다. 15년차 에세이 편집자 이연실이 그간 만든 책 이야기. 특히 제목을 짓기 위해 고심한 내용들은 많은 영감을 준다. 푸른 화두를 마시다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이슬아)라면을 끓이며 (김훈)연필로 쓰기 (김훈)노래를 불러서 네가 온다면 (세월호 유족들)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 수당이나 주세요실어증, 일하기 싫어증나는 내가 제일 어렵다등등의 책 제목을 발굴하게 된 에피소드가 흥미진진하다.서명숙의 , 최규석 작가, 연상호 감독의 만화 ,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책을 편집한 이도 그다. 제목은 이지만, '책 제목 잘 짓는 법'에 더 많은 영감을 주는 책. 2022. 5. 5.
[읽는 인간 리터러시를 경험하라 / 조병영] __ 우리들 각자는 모두 멸종 위기종 책에서 의미 있는 지점 6가지1. 디지털 시대, 읽기에서 중요하게 가르쳐야 할 것은 정보의 출처임. 대부분 정보가 원천 정보가 아니고 가공에 가공을 거듭한 것으로 정보는 원출처에서 멀어질수록 오염도가 증가함.  2. 가짜뉴스가 결정적으로 작용한 영국 브렉시트 사태. 수업 예시로 좋음. 3. 사람들이 시험에 매몰되는 이유는 교실에서의 가르침과 배움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 4. 학습의 책임은 학생에게 있음. 학습의 결과에 대한 책임이 교사에게 있다는 잘못된 관념이 시키는 사람만 바꾸면 된다는 사교육을 불러옴. 배움은 자신의 배움을 책임지는 과정. 읽기는 책임을 지는 과정. 그래서 전문가가 최고의 책임을 짐.  5. 정신의 관료화를 경계하라. 읽기는 세상에 참여하고 세상을 바꾸는 과정.   6. 이 인용구 .. 2022. 3. 19.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제주 여행 / 황윤] __ 내겐 최고의 가이드북 이런 가이드북 좋다. 이런저런 정보를 소개하는 게 아니라 그 지역 역사를 관통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 검색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제주의 전모. 제주가 고려 때 거의 원나라 자치주 성격의 장소였고 그래서 몽골인들이 많이 이주해 살았고 원이 힘이 약해졌을 때 공민왕이 제주를 고려에 복속시키려 애썼고, 몇 차례나 몽골 거주민들에 의한 반란이 일어났음을 알게 되었다. 이다. 그걸 정벌하러 최영 장군이 내려가는 바람에 이성계가 위화도에서 회군을..ㅠㅠ 저자는 최영 장군이 제주에 내려갔던 루트를 따라가면서 제주의 역사를 맛깔나게 소개한다. 책 마지막에 붙은, 목호의 난을 소재로 한 짧은 역사소설은 이 책의 덤. 생각 이상으로 재밌다.  이 책 읽고 제주박물관을 방문했고, 목포해양박물관도 꼭 가야지 했다. 다음에.. 2022. 2. 28.
[쓰는 사람, 이은정 / 이은정] __ 이 책 넘 따스한데 내가 잘 읽지 않는 장르가 시인, 소설가들의 에세이다. 그들의 일상 이야기는 그들의 시나 소설보다 재미가 없어서. 사진작가나 예술가, 법조인, 의사, 정치인들, 과학자, 철학자들의 에세이는 다르다. 그 직업 세계의 애환을 엿봄은 물론, 그 일의 전문성을 갖춘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새롭고 드넓은 시야가 있어 영감을 준다. 이 책은 예외다. 평범한 일상에 그만의 따스하고도 너른 통찰을 얹어서 맛있게 요리했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넘 좋다. 과연 쓰는 사람이구나. 쓰기 위해 잘 나가던 학원강사를 때려치고 가난하게, 글만 고집해온 작가의 내공이 범상치 않다. 친구들에게 기꺼이 선물하고픈 책. 2022. 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