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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기록205

이오덕 작은 문학관과 영천 한천전 승첩지 / 청송 여행 #1 만들어야 할 영상이 쌓여 있지만 손도 못 대고 요건 수업에 쓸 거라 급하게 만듦 https://youtu.be/uYjK4np71_4 2022. 4. 25.
비슬산 참꽃 축제 지인이 한 시간 반이면 올라간대서 그 정도면 모친도 걸으시겠다 싶어 모시고 갔으나 끝없는 계단, 모친이 거의 포기할 뻔.. 내려올 때 셔틀 타려면 끝까지 가야한다고 설득해서 간신히 올라간 끝에 나타난 지상 낙원. 순간 넋이 나갔습니다. 힘들게 올라온 길을 순식간에 까먹을 만큼 황홀한 풍경이었어요. 비슬산 진달래는 지난 주에 절정이었다 해요. 정상엔 4분의 1 정도 진 듯하지만 여전히 감탄할 만합니다. 해발 1000미터고 산의 북쪽 사면이라 동네 야산보다 꽃이 늦게 피는가 봐요.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았지만 이 봄의 주인공은 인간이 아니라 꽃임을 기억한 시간이었습니다. 계절의 움직임과 자연의 광대함 속에선 자연이 지상의 진짜 주인이고 사람은 잠깐 초대된 손님이었지요. 산진달래와 함께 올봄을 떠나보내고 이제.. 2022. 4. 24.
빌뱅이언덕 아래, 권정생 선생의 오두막 이오덕 작은문학관을 나와서 옆마을 댓골로 향했습니다. 권정생 선생의 소설 ‘몽실언니'의 배경 마을입니다. 청송 현서면은 이오덕 선생의 고향인 줄만 알았는데 권정생 선생의 외가도 있었다 해요. 그래서 권정생 선생이 어릴 때 잠깐 살다가기도 했다고. 권정생, 이오덕, 이 두 분은 작품으로 만나 평생 우정을 이어갔는데 실은 일찌감치 인연이 닿아 있었던 거지요. 지금 댓골엔 청송의 명물 사과밭이 가득합니다. 몽실언니와 관련된 흔적은 없지만 댓골 풍경을 보고나니 그냥 돌아가기 섭섭했어요. 내친 김에 권정생 생가까지 보기로 합니다. 청송 현서면에서 권정생 선생이 살았던 안동 일직면 조탑리까지는 한 시간 걸렸습니다. 조탑리에 도착해서야 알았습니다. 이 마을에서 왜 위대한 문학이 탄생했는지... 조탑리는 예사로운 땅이.. 2022. 4. 22.
청송 이오덕 작은문학관 이오덕 작은문학관 청송군 현서면 가는 길은 잊고 있던 고향을 찾는 듯한 기분이 들게 했어요. 대구토박이인 제게 청송은 무관한 곳인데도. 수성IC를 통과해 경산 지나고 천문대가 있는 영천 보현산 자락을 넘으면서 먼 길을 돌아 고향에 가까워지는 듯한 기분이 살짝 들었습니다. 청송 현서면 화목리는 이오덕 선생의 고향 마을이에요. 초등 교사, 아동문학가, 우리말 연구가로 숱한 업적을 남기고 백 권 넘는 책을 저술한 분. 대학 때 '우리글 바로쓰기'를 읽으며 그분의 지극한 우리말 사랑에 깊은 인상을 받은 적이 있지요. 그땐 그분의 교육사상에 대해선 잘 몰랐지만. 대학원에서 학부 전공 대신에 교육학을 택하는 바람에 온갖 서양 철학자, 교육 이론가들 사이를 장님이 코끼리 다리 만지듯이 헤매고 다닌 시절이 있었습니다... 2022. 4. 17.
2월에도 눈세상, 한라산 어리목 ~ 영실 코스 눈 보러 제주에 달려간, 2월 추억 https://youtu.be/5qgs77pkf5c 2022. 3. 20.
칠보산자연휴양림 해돋이 영덕 칠보산에 다녀왔어요. 모친이 숲길 걷고 싶다 하셔서. 일주일 전부터 날 풀리니 살짝 우울해하시실래 더 다운되시기 전에 얼른 예약했어요. 아빠 계실 땐 늘 두 분 같이 다니셔서 이럴 때 빈 자리가 커요. 근교 자연휴양림은 만실이고 칠보산만 용케 자리가 있어 예약 성공. 주말에 갑자기 산불 소식. 영덕 위가 울진이라 가겠나 했는데 휴양림사무소에서 그쪽은 괜찮다 해서 출발했어요. 7번 국도에 접어드니 폰으론 ‘울진에 산불 확산’ 알림이 계속 뜨고, 가는 내내 바람이 너무 쎄서 불길이 잡히려나 걱정됐어요. 축산항에서 점심 먹고 칠보산자연휴양림 도착. 몰아치던 강풍이 날 밝고는 잠잠해져서 아침에 숲길을 산책했어요. 남쪽에서 보기 힘든 금강송숲이 시작되는 곳. 울진 올라가면 더 장관이겠죠. 쭉쭉 뻗은 솔숲을 .. 2022. 3. 9.
제주시가 한눈에 보이는 오름, 어승생악 최고의 전망, 그리고 아픈 역사의 흔적 https://youtu.be/ymqCjTT9IbM 2022. 2. 27.
서귀포 기당미술관 한 얘술가가 자기 정체성을 찾는데 얼마만의 시간이 걸릴까? 쉰에 고향 제주의 너른 품에 돌아온 화가가 평생의 고투 끝에 찾아낸 독창적인 제주의 빛깔을 만날 수 있는 곳, 기당미술관이다. 원래는 잘 몰랐다. 이중섭미술관을 보고 공항에 돌아갈 때까지 시간이 좀 남아 주변 명소를 검색, 걸어서 20분 걸리는 곳이라 낙점되었다. 별 기대 없이 갔는데 상설전시가 대박. 변시지 화백을 통해 또다른 제주를 만났다. 일단 작품들이 강렬하다. ‘폭풍의 화가’란 별칭답게 제주의 자연을 그만의 필치로 묘사했다. 한라산, 성산일출봉 등 우리가 익히 아는 장소가 화가의 내면에서 새롭게 변주된다. 힘찬 붓터치는 고흐를 살짝 연상시키지만 작품의 느낌은 완전히 다르다. 배경색은 다 황톳빛이고 태양과 바다, 초가집과 조랑말과 구부정한.. 2022. 2. 13.
섶섬이 보이는 방 2 — 이중섭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섶섬이 보이는 방 2 — 이중섭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서귀포에서 이건희컬렉션을 보게 될 줄이야. 서울 전시도 예약 힘들어 포기했는데. 갑자기 취소하여 내게 한 자리를 선물해준 귀인께 감사를! 70년만에 귀향한 이건희 컬렉션은 총 12점이다. 그중에 이 있을 줄은 또 몰랐다. 그래, 이 작품이야말로 여기가 제격이지. 섶섬이 보이는 바로 여기 걸려야 하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이라 감회가 더 컸다. 인터넷 검색에서 본 그림은 바다빛이 짙은 파랑인데 원본은 훨씬 은은하고 부드러운 색감이다. 그림 오른편의 큰 나무 한 그루는 화가가 살았던 초가 앞에 지금도 있는 고목과 비슷하다. 꼭 같은 자리에 있던 나무는 아니어도 비슷한 수종이 아닐까 싶다. 분위기가 닮았다. 6.25 전쟁중이지만 섶섬의 풍경은 화가에게 위.. 2022. 2. 12.
섶섬이 보이는 방 1 — 서귀포 이중섭 거주지 섶섬이 보이는 방 1 — 1.4평 화가의 방 바다가 내다보이는 서귀포 언덕 위 초가. 그 끄트머리에 붙은 방이라 부르기에도 뭣한 1.4평의 작은 고방. 화가 이중섭과 아내 마사코, 두 아이들이 일 년간 살부비며 살았던 방이다. 이 방을 특별하게 기억하는 이유는 나희덕 시인의 시 덕분이다. 시인은 이중섭이 살았던 초가를 방문해서 처음엔 '관'처럼 작은 방에 충격을 느낀다. 하지만 여기서 이중섭 식구가 가장 행복한 한때를 보냈음을 떠올리고는 “밤이면 식구들의 살을 끌어안아 조개껍데기처럼 입을 다물던 방'이겠구나 한다. 화가의 가족이 조개껍데기 같은 그 방에 깃든 건 6.25 때문이었다. 도쿄 유학 시절에 시작된 두 사람의 인연은 마사코가 먼 원산까지 이중섭을 찾아오면서 이어지고 둘은 1945년 그곳에서 결혼.. 2022. 2. 11.
여행 필수템 여행 갈 때 꼭 챙겨가는 게 있으세요? 저는 3마넌짜리 라면조리기. 주로 방에서 햇반 끓일 때 써요. 점심을 컵라면으로 떼웠더니 허기져서 뭐 먹지? 하는데 숙소 근처엔 고깃집 뿐. 룸서비스에 연어스테이크가 있어 냉큼 시켰으나 결국은 가져온 햇반과 김을 뜯었습니다^^ 캐리어 끌 땐 꼭 가져가는, 여행중 젤 유용한 물건이에요~ 2022. 2. 10.
어승생악 많고 많은 오름 중에 제주시가 제일 잘 조망되는 오름은? 어승생악이다. 한라산으로 가는 길목, 1100도로가 지나는 어리목 근처에 있다. 어리목엔 두 갈래 길이 있다. 윗세오름에서 영실로 이어지는 한라산 탐방로와 그 맞은편 어승생악 가는 길. 어승생악에 먼저 올랐다. 1167m의 꽤 높은 오름이지만 어리목이 970m에 있어서 왕복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늘 지나치다가 제주시가 한눈에 보인대서 요번에 시간을 냈다. 과연 오름 정상에선 가운데 제주공항을 중심으로 섬 북부 해안선이 다 시야에 잡힌다. 바다 쪽으로 스모그인지 해무인지 짙은 띠를 이룬 게 아쉬울 뿐. 그리고 뜻밖의 발견. 오름 꼭대기에 국가등록문화재가 있다. 일본군 동굴진지다.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군이 최후의 항전을 준비하며 만든 요새. 요새용.. 2022. 2. 10.
겨울 한라산, 어리목~영실 코스 눈이 너무 보고 싶었다. 전국에 흔한 그 눈이 올겨울 대구엔 한 번도 안 왔다. 눈을 못 보고 봄을 맞으려니 겨울을 그냥 잃어버린 듯한, 시간이 증발된 듯한 느낌이었다. 오미크론 무서워 꼼짝 않고 있다가 3차 맞고 비행기를 탔다. 올겨울 딱 하루지만 눈을 실컷 봤다. 도착한 날 저녁부터 한라산에만 펑펑 내린 눈은 다음날 햇볕 좋은 날씨를 선물했고, 아침에 제설이 되어 산간도로에도 택시가 올라갔다. 백록담 정상으로 가는 코스는 2월말까지 예약 마감이라 내가 택한 길은 예약 필요 없는 어리목-영실 코스. 난 한국의 ‘큰 산’이 넘넘 좋다. 두세 시간만 오르면 도착하는 천국. 세속에서 가장 빨리 벗어날 수 있는 곳. 어떤 여행지도 이만큼 빨리 모드 전환을 이뤄주진 않는다. 사람의 룰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 2022. 2. 9.
[한티 가는 길 5구간] 진남문 ~ 한티순교성지 / 45.6km 순례길 완주 / 한티 피정의 집 숙박 드디어 전구간 끝!! https://youtu.be/ngIgxbqi_hQ 2022. 2. 8.
인상적인 로비, 전남대 사회과학대학 식구가 전남대에 볼일이 있어 오랜만에 같이 갔다. 기다리면서 전남대 민주길을 산책했다. 5.18 흔적이 곳곳에 있었는데 사회과학대학의 윤상원홀이 눈에 띄어 들어가봤다. 그리 크지 않은 로비지만 윤상원의 방이 있고 중앙 통로가 윤상원길로 꾸며져 있어서 신선했다. 전남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윤상원열사는 5.18 때 전남도청에서 총상으로 돌아가셨고, 그의 사후 영혼결혼식에서 부른 노래가 잘 알려진 '임을 위한 행진곡'이다. 내가 가본 단과대학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이 전남대 사회과학대학이었다. 중앙 통로인 윤상원길 벽엔 두 가지 질문이 쓰여 있었다.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실천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사회과학도가 늘 간직할 법한 물음이다. 중년에 이런 젊음의 기운이 가득한 물음을 마주하니 풋풋하고.. 2022. 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