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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이야기/수업 이야기96

2022-2학기 정리, 인기 작품 통계 쌓아둔 작년 자료를 이제 정리한다. 학생들이 가장 좋아한 작품/활동 통계 내고 활동지는 버리기 전에 사진 몇 컷~ 작년 2학기에 진행한 작품/활동 11가지 중에서 인기 있는 것 통계를 내보았다. 1. 영상 만들기(41표) --- 압도적 1등, 장기간 진행한 활동이라 아이들 기억에 많이 남은 듯하다. 2. 우리 동네 시지 & 대구 탐방(29표), 청포도(29표), 오늘이(28표) --- 지역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게 신선했던 듯하고, 문학은 '청포도'와 '오늘이'가 가장 인기 있었다. 3. 창작시 쓰기(21표) --- 학생들이 시 쓰는 거 싫어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선전함 4. 꽃들에게 희망을(19표), 경험한 일 말하기(19표) --- '꽃들에게 희망을'은 2차시로 짧게 했는데도 작품이 힘이 있어 선택.. 2023. 3. 25.
올해 국어수업 방향 4가지 2022년 2학기 수업 내용 정리는 넘 밀려서 2월에 차차 하기로 하고 2023 새로운 수업 방향부터 생각났을 때 대강 메모해두기로 하자. 1. 쓰기에서 말하기 중심으로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를 다 깊게 다루기엔 국어 시간이 벅차다. 읽기가 가장 기둥인 건 변함 없고 그것을 중심으로 나는 그간 글쓰기에 좀 집중해 온 편. 글을 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삶에 넘 큰 혜택이므로. 십여 년 이상 글쓰기에 좀 더 마음을 썼는데, 일 년에 몇 차례 쓴다고 학생들의 글이 썩 좋아지지는 않고, 일단 변화를 체감하기엔 시수가 부족하다. 그래서 글쓰기는 기본만 가르치고, 올해부터는 말하기, 스피치에 집중할 생각. 우리가 하루 동안 살면서 쓰기보다는 말하기를 더 많이 하므로. 말이 바뀌면 삶이 바뀌는 걸 좀 직접적으.. 2023. 1. 6.
시의적절한 예시, 고유어와 외래어 나는 절대 수업시간에 정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국어교사의 입장에서 오직 그 사람의 '언어'만 비판할 뿐. 대통령의 '말'이 이게 뭐냐... 작년 연말, 고유어/한자어/외래어 수업할 때 다루었던 예시. "'적극적으로 뛰자, 열정적으로 뛰자' 하면 될 것을 왜 '어그레시브하게 뛰자'라고 말할까?" 라는 질문에 학생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한 대답. "아는 거 없는데 잘난 체 할려고요." 빙고! 2023. 1. 6.
나는 내가 좋다 1학기말, 교과서 다 끝내고나서 한 활동인데, 이제야 올린다. 2학기 시작되고 8, 9, 10 세 달 내내 넘 바빴기 때문이다. 우리 반 폭탄 땜에. 이분이 끊임없이 자잘한 사고를 쳐서 수업에 집중을 못했다. 그래서 기록도 한동안 손놓고 있었다. 교육부는 알아야 한다. 수업은 대화의 장이고 그 대화에 아이들을 참여시키려면 정신을 많이 써야 한다고. 무슨 질문을 어떻게 하고 나온 답변들을 어떻게 종합해가고 다 머리를 무척 많이 쓰는 일인데, 사건사고에 시달리다보면 거기 쓸 에너지가 없다고. 학습은 아이들이 대화의 장에 참여할 때 일어나는 것이지 교사가 집어넣어줄 수 있는 게 아니다. 좋은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교사의 할 일이고 수준 높은 대화가 이루어지게 하려면 정말 많은 에너지가 드는데 솔직히 2학.. 2022. 11. 3.
2022-2학기 커리큘럼 2020년 버전과 거의 동일. 2단원에서 '어린 왕자' 읽기만 추가했다. 1단원 주제는 '세상을 읽다' : 를 익히면서 우리 고장 탐구, 2단원 주제는 '사람을 읽다' : 과 에 초점을 두어 작품 탐구, 3단원은 문법, 우리말 탐구. 요렇게 세 가지를 집중 공부한다. 2022. 8. 24.
방학 과제 __ 서점탐방기 원래 과제를 안 내는데, 학교에서 내라고 해서 쉬운 과제를 하나 냈다. 목적은 학생들이 집 밖에 나가는 것. 그래서 대형 서점이나 지역도서관을 방문해 가볍에 활동지 하나를 하도록 했다. 예전에 보고서를 쓸 때는 활동지 내용이 많았는데 방학 때는 도서관 방문이 주 목적이고 부담 없이 쉽게 할 수 있도록 내용을 대폭 줄여서 A4 한 쪽 안에 다 넣었다. 학구적인 학생은 표가 난다. 울반 부반장이 서울 여행 간 김에 국회도서관에 가서 활동지를 했고 내친 김에 도서관 하나를 더 방문해서 활동지를 2개나 제출했다. 꼭 시킨 것 이상으로 해오는 학생들이 있다. 공부에서 젤 중요한 건 그래서 자발성이다. **활동지 파일은 티처빌(쌤동네)에 있습니다. **활동지 파일은 티처빌(쌤동네)에 있어요. https://ssam.. 2022. 8. 19.
2022-1학기 수업 소감 1학기 소감 받은 것을 2학기 개학해서야 정리한다. 한 학기 동안 가장 좋았던 수업 내용으로 '별 헤는 밤'이 압도적이리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자기 소개' '내가 좋다' 등 자기표현 활동을 쓴 학생들이 꽤 있다. 인상적인 작품도 종류가 다양하고. 중학생 시기엔 '자기'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활동이 좀 더 필요하단 생각을 한다. 그 부분을 좀 더 늘려야겠다. 2022. 8. 19.
교과서 놀이 페친 정연철 선생님의 아이디어를 보고 나도 해봤다. 교과서를 다 떼고 학기말 활동으로 적당. 가장 배꼽 잡은 작품은 "불알" "김정은 국방위원장" 2022. 8. 18.
나를 닮은 품사 문법을 좀 더 피부에 와닿게 가르치고 싶어 이런저런 자료를 찾다가 발견한 아이디어. 나를 닮은 품사. 지금은 은퇴하신 김명희 선생님의 아이디어다. 에 나온다. 요걸 좀 찬찬히 하고 싶었는데 기말시험이 눈앞이라 실은 깊이 있게는 못했다. 진도가 여유가 있는 반만 간신히 실험 삼아 해보았다. 다음엔 활동지를 좀 더 예쁘게 만들어서 시도해봐야겠다. 품사의 성질과 닮은 사람을 찾는 것이 핵심인데 내 이름도 더러 등장한다. 수업의 중심이라서 체언, 수업할 때마다 기분이 달라서 용언, 다양한 리액션을 해서 독립언. 저마다 닮고 싶은 품사를 읽으며 아이들의 소망을 알 수 있었다. 중심을 잡고 싶어서 체언 변하고 싶어서, 다재다능하고 싶어서 용언 다른 사람을 돕고 싶어서 수식언 친구들을 이어주고 싶어서 관계언 독립적이.. 2022. 7. 3.
세상 달달한 삼행시~ 수행평가 채점 땜에 애들 공책을 싹 걷어 검사했다. 지난 번에 못 본 공책 표지가 눈에 띈다. 국어는 희망이다?? 그리고 세상 달달한 삼행시~~ 공책 표지 만들랬더니 쌤 이름으로 삼행시 하는 녀석들은 첨 봤다. (아) 자가 제한적이어서 다들 아름다운으로 시작한 듯 ㅋㅋㅋ 2022. 6. 19.
답지 헤는 밤?? ㅋㅋㅋ 답지 헤는 밤?? 이분은 중간고사에 충격 받으셨나. 국어파일 표지에 시키지도 않았는데 '별 헤는 밤' 모방시를 떡 하니 써놓았어요. "오답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이후엔 내용을 생략할 수밖에 없겠죠. ㅎㅎ 답지 헤는 밤 중간(고사)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오답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답지 속의 오답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오답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기말(고사)이 오는 까닭이요, 내년 중간, 기말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학교 생활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오답 하나에 슬픔과 오답 하나에 쓸쓸함과 오답 하나에 두려움과 오답 하나에 억울함과 오답 하나에 미안함과 오답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 이하 생략... 국어시간에 공책을 쓰면 좋.. 2022. 5. 14.
어쩌다 융합? 수업 소설 ‘꿩’엔 주인공 용이가 다른 아이들의 괴롭힘에 맞서 돌멩이를 거머쥐고 직접 맞서는 장면이 나옵니다. 어린이용 저항소설. 작품에 대한 질문을 만들어보라니까 한 녀석. “용이가 들고 있던 암석은 화성암일까, 퇴적암일까, 변성암일까?” 다양한 암석을 직접 보고 만진, 그 전 과학 시간의 잔상이 강력했나 봅니다. 교육부가 그토록 강조하는 융합?? 수업이 저절로 ㅋㅋ 2022. 4. 27.
시대 변화 2, 갈등 소설 읽기 전, 자기가 겪은 갈등에 대해 모둠끼리 대화하는 시간. 그냥 넘어가도 되지만 그래야 개념이 구체적으로 와닿기에 주요 개념이 나오면 모둠 대화를 넣는 편이에요. 사는 형편이 고만고만하고 대부분 집이 제일 편안한 장소라 말하는 울학교 학생들의 갈등 내용은 짜장면 먹을까, 짬뽕 먹을까 수준. 가끔 학폭 경험도 있고 공부 고민도 있지만, 입학해서 새로 친구를 사귀는 것, 친구가 없는 것, 친구에게 말을 거는 것이 아이들에겐 주된 갈등이었어요. 이 정도 갈등이라면 여러분의 삶은 편안하고 행복한 편이라고 말하니, 한 아이가 묻습니다. "어떤 갈등이 심각한 거예요?" "음, 예를 들어 엄마와 아빠가 헤어지자게 되면서 너는 누구랑 살래? 하고 물으면 중학생에겐 엄청 심각한 갈등 같은데?" 두번 째 자리에 앉.. 2022. 4. 20.
선물, 배경화면용 그림 윤동주 작품 할 때 컴퓨터 바탕화면에 윤동주 시인 얼굴을 내내 깔아놨었다. 학생들이 소설 ‘꿩’ 수업할 땐 배경화면 뭘로 할 거냐고, 이오덕 선생님 사진 깔아놓을 거냐고 묻는다. “그러게. 다음 화면은 뭘로 할까? 수업용 배경화면 그려줄 사람?” 여학생 한 명이 손을 든다. 소설 ‘꿩’과 관련된 내용 자유롭게 그려오라고 했는데 약속을 지켰다. 그림을 파일로 받았다. 클릭하니 하늘을 나는 꿩이 짠~! 컴퓨터로 두 시간 그렸다 한다. 소설 주제에 걸맞게 또렷한 눈빛, 힘찬 날갯짓이 돋보여 볼 때마다 마음이 환해진다. 겹겹의 산들도 운치가 있고. 다른 반 애들도 다들 좋아한다. 자기 소개 때 미술이 제일 좋다고 한 친구다. 고맙다고 마침 책상 위에 있던 윤동주 시집을 선물로 주니 좋아서 눈이 커진다. 서로가 .. 2022. 4. 19.
서사의 찐 매력 시 끝나고 이제 소설, 서사의 세계로 돌입합니다. 소설의 핵심은 캐릭터예요. 다양한 인물들이 자기 캐릭터대로 갈등을 헤쳐나가죠. 사건에 각자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매력 포인트죠. 학생들에게 이러한 ‘서사'의 재미를 맛보게 하기 위해 짧은 이야기로 수업을 시작했어요. 십여 년 전에 소설 수업을 위해 만든 이야기인데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인기만점. 이 이야기만 보면 중학생들이 흥분해서 그 흥분을 가라앉히느라 늘 애를 먹지요. 이야기 속엔 반 아이들의 이름이 모두 들어가요. 다같이 정글 탐험 중, 담임 선생님은 실종되고, 그 상황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다르게 행동하는지 생각해보는 건데요. 제시된 행동에 걸맞는 친구들의 이름을 적어넣어요. 누가 리더십을 발휘했는지, 누가 엄마를 부르며 울었는지, 누가 물고.. 2022. 4.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