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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이야기/수업 이야기90

방학 과제 __ 서점탐방기 원래 과제를 안 내는데, 학교에서 내라고 해서 쉬운 과제를 하나 냈다. 목적은 학생들이 집 밖에 나가는 것. 그래서 대형 서점이나 지역도서관을 방문해 가볍에 활동지 하나를 하도록 했다. 예전에 보고서를 쓸 때는 활동지 내용이 많았는데 방학 때는 도서관 방문이 주 목적이고 부담 없이 쉽게 할 수 있도록 내용을 대폭 줄여서 A4 한 쪽 안에 다 넣었다. 학구적인 학생은 표가 난다. 울반 부반장이 서울 여행 간 김에 국회도서관에 가서 활동지를 했고 내친 김에 도서관 하나를 더 방문해서 활동지를 2개나 제출했다. 꼭 시킨 것 이상으로 해오는 학생들이 있다. 공부에서 젤 중요한 건 그래서 자발성이다. **활동지 파일은 티처빌(쌤동네)에 있습니다. **활동지 파일은 티처빌(쌤동네)에 있어요. https://ssam.. 2022. 8. 19.
2022-1학기 수업 소감 1학기 소감 받은 것을 2학기 개학해서야 정리한다. 한 학기 동안 가장 좋았던 수업 내용으로 '별 헤는 밤'이 압도적이리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자기 소개' '내가 좋다' 등 자기표현 활동을 쓴 학생들이 꽤 있다. 인상적인 작품도 종류가 다양하고. 중학생 시기엔 '자기'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활동이 좀 더 필요하단 생각을 한다. 그 부분을 좀 더 늘려야겠다. 2022. 8. 19.
교과서 놀이 페친 정연철 선생님의 아이디어를 보고 나도 해봤다. 교과서를 다 떼고 학기말 활동으로 적당. 가장 배꼽 잡은 작품은 "불알" "김정은 국방위원장" 2022. 8. 18.
나를 닮은 품사 문법을 좀 더 피부에 와닿게 가르치고 싶어 이런저런 자료를 찾다가 발견한 아이디어. 나를 닮은 품사. 지금은 은퇴하신 김명희 선생님의 아이디어다. 에 나온다. 요걸 좀 찬찬히 하고 싶었는데 기말시험이 눈앞이라 실은 깊이 있게는 못했다. 진도가 여유가 있는 반만 간신히 실험 삼아 해보았다. 다음엔 활동지를 좀 더 예쁘게 만들어서 시도해봐야겠다. 품사의 성질과 닮은 사람을 찾는 것이 핵심인데 내 이름도 더러 등장한다. 수업의 중심이라서 체언, 수업할 때마다 기분이 달라서 용언, 다양한 리액션을 해서 독립언. 저마다 닮고 싶은 품사를 읽으며 아이들의 소망을 알 수 있었다. 중심을 잡고 싶어서 체언 변하고 싶어서, 다재다능하고 싶어서 용언 다른 사람을 돕고 싶어서 수식언 친구들을 이어주고 싶어서 관계언 독립적이.. 2022. 7. 3.
세상 달달한 삼행시~ 수행평가 채점 땜에 애들 공책을 싹 걷어 검사했다. 지난 번에 못 본 공책 표지가 눈에 띈다. 국어는 희망이다?? 그리고 세상 달달한 삼행시~~ 공책 표지 만들랬더니 쌤 이름으로 삼행시 하는 녀석들은 첨 봤다. (아) 자가 제한적이어서 다들 아름다운으로 시작한 듯 ㅋㅋㅋ 2022. 6. 19.
답지 헤는 밤?? ㅋㅋㅋ 답지 헤는 밤?? 이분은 중간고사에 충격 받으셨나. 국어파일 표지에 시키지도 않았는데 '별 헤는 밤' 모방시를 떡 하니 써놓았어요. "오답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이후엔 내용을 생략할 수밖에 없겠죠. ㅎㅎ 답지 헤는 밤 중간(고사)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오답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답지 속의 오답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오답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기말(고사)이 오는 까닭이요, 내년 중간, 기말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학교 생활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오답 하나에 슬픔과 오답 하나에 쓸쓸함과 오답 하나에 두려움과 오답 하나에 억울함과 오답 하나에 미안함과 오답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 이하 생략... 국어시간에 공책을 쓰면 좋.. 2022. 5. 14.
어쩌다 융합? 수업 소설 ‘꿩’엔 주인공 용이가 다른 아이들의 괴롭힘에 맞서 돌멩이를 거머쥐고 직접 맞서는 장면이 나옵니다. 어린이용 저항소설. 작품에 대한 질문을 만들어보라니까 한 녀석. “용이가 들고 있던 암석은 화성암일까, 퇴적암일까, 변성암일까?” 다양한 암석을 직접 보고 만진, 그 전 과학 시간의 잔상이 강력했나 봅니다. 교육부가 그토록 강조하는 융합?? 수업이 저절로 ㅋㅋ 2022. 4. 27.
시대 변화 2, 갈등 소설 읽기 전, 자기가 겪은 갈등에 대해 모둠끼리 대화하는 시간. 그냥 넘어가도 되지만 그래야 개념이 구체적으로 와닿기에 주요 개념이 나오면 모둠 대화를 넣는 편이에요. 사는 형편이 고만고만하고 대부분 집이 제일 편안한 장소라 말하는 울학교 학생들의 갈등 내용은 짜장면 먹을까, 짬뽕 먹을까 수준. 가끔 학폭 경험도 있고 공부 고민도 있지만, 입학해서 새로 친구를 사귀는 것, 친구가 없는 것, 친구에게 말을 거는 것이 아이들에겐 주된 갈등이었어요. 이 정도 갈등이라면 여러분의 삶은 편안하고 행복한 편이라고 말하니, 한 아이가 묻습니다. "어떤 갈등이 심각한 거예요?" "음, 예를 들어 엄마와 아빠가 헤어지자게 되면서 너는 누구랑 살래? 하고 물으면 중학생에겐 엄청 심각한 갈등 같은데?" 두번 째 자리에 앉.. 2022. 4. 20.
선물, 배경화면용 그림 윤동주 작품 할 때 컴퓨터 바탕화면에 윤동주 시인 얼굴을 내내 깔아놨었다. 학생들이 소설 ‘꿩’ 수업할 땐 배경화면 뭘로 할 거냐고, 이오덕 선생님 사진 깔아놓을 거냐고 묻는다. “그러게. 다음 화면은 뭘로 할까? 수업용 배경화면 그려줄 사람?” 여학생 한 명이 손을 든다. 소설 ‘꿩’과 관련된 내용 자유롭게 그려오라고 했는데 약속을 지켰다. 그림을 파일로 받았다. 클릭하니 하늘을 나는 꿩이 짠~! 컴퓨터로 두 시간 그렸다 한다. 소설 주제에 걸맞게 또렷한 눈빛, 힘찬 날갯짓이 돋보여 볼 때마다 마음이 환해진다. 겹겹의 산들도 운치가 있고. 다른 반 애들도 다들 좋아한다. 자기 소개 때 미술이 제일 좋다고 한 친구다. 고맙다고 마침 책상 위에 있던 윤동주 시집을 선물로 주니 좋아서 눈이 커진다. 서로가 .. 2022. 4. 19.
서사의 찐 매력 시 끝나고 이제 소설, 서사의 세계로 돌입합니다. 소설의 핵심은 캐릭터예요. 다양한 인물들이 자기 캐릭터대로 갈등을 헤쳐나가죠. 사건에 각자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매력 포인트죠. 학생들에게 이러한 ‘서사'의 재미를 맛보게 하기 위해 짧은 이야기로 수업을 시작했어요. 십여 년 전에 소설 수업을 위해 만든 이야기인데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인기만점. 이 이야기만 보면 중학생들이 흥분해서 그 흥분을 가라앉히느라 늘 애를 먹지요. 이야기 속엔 반 아이들의 이름이 모두 들어가요. 다같이 정글 탐험 중, 담임 선생님은 실종되고, 그 상황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다르게 행동하는지 생각해보는 건데요. 제시된 행동에 걸맞는 친구들의 이름을 적어넣어요. 누가 리더십을 발휘했는지, 누가 엄마를 부르며 울었는지, 누가 물고.. 2022. 4. 14.
'별 헤는 밤' 수업을 마치며 "안녕하세요, 윤동주 시인님. 저는 2022년에 살고 있는,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을 배우는 학생입니다. 약 100년 전의 시가 아직도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감동을 주는 시의 힘이 너무 신기했어요. 시를 통해 시대의 상황, 시대의 아픔을느낄 수 있는 것이 시의 매력이라고 느꼈어요. 평소에 시를 어려워했는데 덕분에 시가 쉽고 재미있어졌어요. (하략)" "저는 이번에 중학교에 입학한 1학년 학생이에요. 윤동주 시인님의 시에는 참 마음이 먹먹해지거나 따뜻해지는 아름다운 구절이 많은 것 같아요. 특히 시인님의 시 중에서 '별 헤는 밤'이라는 시가 가장 인상 깊었는데 그중 밤하늘에 별을 헤아리며 추억을 회상하는 장면이 인상 깊고 마음이 몽글몽글해졌어요. 윤동주 시인님, 그때 당시 진로 문제로 아버지와 .. 2022. 4. 13.
새로운 길을 맛보는 나만의 레시피 1) 핸드폰이 아니라 자명종으로 6시 반에 일어난다. 2) 희망찬 마음으로 노래부르며 샤워한다. 3) 머리카락을 빗으며 체조한다. 4) 집을 나서서 보는 친구들에게 인사한다. 5) 친구들에게 윙크 한움큼을 던져준다. 일상에서 새로움을 발견하는 방법으로 학생들이 적은 내용이에요. 지난 주, 매호천을 걸을 때 속으로 ‘새로운 길’(윤동주)을 되뇌고 있었어요. 이 작품 감상을 어떻게 마무리할까 생각하면서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하는데 그때 마침 눈앞에 짠~하고 나타난 민들레, 까치.. 평소에도 있었겠지만 그간 관심을 안 기울여 못 봤겠지요. 그래서 이 작품 감상은 좀 실천적으로 마무리하고 싶었어요. 학생들이 일상에서 ‘새로운 길’의 작디 작은 조각이라도 한 번 맛을 봤으면 했어요. 그래서 과제를 내.. 2022. 4. 10.
시인에게 바치는 헌사 오늘 하루의 근심을 다 잊게 만든 글. 시인에게 바치는 중1의 헌사. ##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봄’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당신의 시를 다 외울 듯합니다. 그대의 시를 달달 못 외우는 것은 쉬이 다른 교육에도 신경써야 하는 까닭이요, 제가 하고자 싶은 것을 할 까닭이요, 그대의 다른 시들도 읽어야 할 까닭입니다. 별 헤는 밤의 쓸쓸함과 새로운 길의 희망과 그 시들에 담긴 그대여. 그대는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그대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름을 쓰고 흙으로 덮어버리었으나 이젠 그 언덕들이 우리 가슴 속에 묻혀 자랑처럼 희망이 무성할 거외다. 2022. 4. 6.
땡~ ‘별 헤는 밤’ 수업. 다 외우라고 하니 너무 길다고 학생들이 아우성. 이럴 때 꼭 이런 거 묻는 녀석들이 있다. 대체로 남학생 농땡이. “쌤은 다 외웠어요?” “당연하지.” 갑자기 여학생까지 가세해 일사불란하게 외치는 중학생들~ “해보세요!!” “다 외웠는데 안 믿네?” 아이들은 더 큰소리로 “해보세요.” 목소리 큰 몇 놈은 “틀리시면 땡~ 할 거예요.” “알았어. 근데 선생님 다 외워서 땡~ 할 일 없을 껄~ 시작한다.” 갑자기 애들이 정자세로 고쳐앉으며 시가 인쇄된 프린트를 단정하게 잡는다. 평소 수업 때마다 더 집중적인 눈빛을 종이 위에 쏘면서. 그때 평소 까불거리는 한 녀석이 “쌤, 안경도 벗으세요.” 한다. “왜?” “그 앞에 꺼 보일까봐서요.” “아이고, 의심도 많으셔라. 알았다, 알았어.”.. 2022. 4. 5.
새로운 길 '느낌 읽기'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윤동주 시인의 ‘새로운 길’ 첫대목. 이 구절이 많은 아이들에게 낯설게 다가갈 줄은 몰랐다. 자기들은 횡단보도를 건너고 지하철역 지나고 고속도로 간다고. 혹시 시인이 자연인이냐고. 숲을 거니는 느낌이 궁금하다 한 아이도 있었고. 대다수가 아파트에서 태어나 자랐으니 콘크리트가 더 친숙한 세대구나 했다.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 날마다 가는 그 길이 왜 새롭냐고. 학교 가는 길은 매일 똑같아서 지겨운데. 영어학원 가는 길은 항상 불쾌한데. 그래서 새로운 길이 아리송하다 했고, 뭔가 신비롭고 근사하게 느껴진다는 아이들도 있었다.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이 구절에서 아이들이 궁금해한 것은.. 2022.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