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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이야기220

비포스쿨 이야기부터 해보자 올해 깨달은 것. 교육청이고 학교고 그냥 막 던지는구나. 새학교 발령 받고 이틀간 새학교에서 연수하는데... 세상에... 이틀 연수 끝난 다음날 바로 비포스쿨 4시간 연속 수업하란다. 아니, 아직 노트북과 프린터기 연결도 안 됐고 교실 기자재 사용도 어색하고, 심지어 교실엔 티비 대신 그 옛날 빔이고... 어쩌라는 거야... 게다가 반별 명단도 정리되어 있지 않고... 담날 애들 오는데 전날까지 명단 없음. 실무원이 다 못하겠다고 했다고 비포스쿨 전날, 담임들이 단톡방 만들어 연락하라고... 하아... 이런 주먹구구 처음 봄. 2월에 단톡방 만들면 남은 날들 저희끼리 톡하다 사고 나면 우짜라고... 게다가 폰 없는 애들도 있는데... 그건 절대 안 된다고 했다. 차라리 우리가 지금 연락처 파일 만들테니 .. 2024. 3. 24.
K중에서 보낸 마지막 며칠... 사진말 수업 수업 시수가 늘고 10개 반을 다 들어가다보니 평소보다 훨 정신없었던,, 그래서 거의 기록을 못했던 2023년... 어디서부터 기록할까 하다가 일단 2월 개학 이야기부터 하자. 공무상 요양으로 반 년만에 만난 아이들과 단 며칠 뭘 할까 하다가 진짜 오랜만에 '사진말'을 했다. 이건 진짜 내가 이십여 년 전 신규교사 때부터 했던 활동인데 거의 십오 년만에 해보는 활동. 작년과 올해, 내 감정 및 생각과 닮은 사진을 골라서 이야기를 풀어보는 것. 한 차시 더 있는 반은 마담도라 카드에서 새해를 위한 조언을 찾는 활동을 했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건 2학년 3반… 우리 반은 아니지만 1학년 때 울반 부반장 및 모범생들이 포진해 있어서 2학년 10개 반 중 가장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반이었다. (물론 머리 쥐어뜯.. 2024. 3. 24.
기사 제목의 차이 __ 말로 사람을 죽이는 사회 사람에 대한 존중이 이토록 없고 실수하면 매장하는 사회. 어쩌다 이런 사회가 됐나. 학교가 무너진 게 아니다. 사회 전체가 무너졌다. ‘말’에 대한 수업 자료로 쓰려고 캡처해둔다. 2023. 12. 28.
시를 낭송해 달래 ㅎㅎ 공무상 요양 중에 울반 반장으로부터 뜬금 없는 카톡 한 통을 받았다. '낙화' 시를 배우는데 내 목소리로 시를 낭송해 달라나... 뭔가 목적이 더 있을 것 같긴 했으나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 한 번 읽어보고 바로 녹음해서 보내주었다. 나중에 듣기로 이 녀석, 내 목소리로 시 영상 수행평가를 만들었다나... 반 아이들이 깜짝 놀라고 다같이 즐거워했다고 한다.영상도 넘 잘 만들었다는데, 파일 보내달라고 할 걸 그랬나... 지금도 궁금하다... 어떻게 만들었을지... 2023. 10. 3.
“경험한 일 말하기” 수업 국어과에서 진행하는 수행평가는 주로 독서, 쓰기, 말하기다. 최근엔 문학 관련 구술평가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고 또 교육적 효과도 높은 수행평가는 중1 성취수준과 관련된 “경험한 일 말하기"다. 작품과 관련된 말하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조리 있게 풀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한 번의 활동으로도 말하기를 집중해서 배울 수 있다. 1학년은 PPT나 참고자료 없이 그냥 말하기가 가장 좋다. 원고를 외우고 청중을 눈으로 바라보면서 자기 이야기를 풀어갈 때 말하기 그 자체에 집중하는 힘이 커진다. (매체를 활용한 말하기는 중2 성취기준에 있어서 1학년은 그냥 순수하게 말하기 그 자체로 진행하는 편이 좋다.) 또 학생들의 온갖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그 자체로 너무 재미있다.. 2023. 9. 20.
펌) 능력은 혼자 쓰는 밧줄이 아니라 함께 지탱하는 그물 / 남창훈 우리 지역에 이렇게 글 잘 쓰는 분이 계시다니.. 다른 글에서도 몇 번 언급했지만 난 개인적으로 역량 중심 교육과정에 비판적이다. 지식 중심에 대한 비판으로 나온 게 역량인데 일단 역량의 실체 자체가 모호할 뿐 아니라 역량이란 게 지나치게 개인적이고 의미가 협소한데도 과도하게 의미 부여가 되어 있다. 지식을 대화와 협동을 통해 제대로 학습한다면 학습자들은 그걸 바탕으로 자기 역량을 발휘할 거다. 역량만을 강조할 때 지나친 기능주의로 흘러서 눈에 보이는 성취에 매몰되기 쉽다. ## 우생학의 철학에 동의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유기성과 다양성이라는 생명 원리에 반하기 때문이다. 모든 생명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은 생명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각 생명 개체는 서로 연결됨으로써만 존재한다. .. 2023. 9. 12.
펌) 내 남편 홍범도 … / 임경석의 역사 극장 이런 분의 흉상을 치우겠다고 한다. 욕도 아까운 비인간들. https://v.daum.net/v/20230828150503889 내 남편 홍범도…발가락 사이 불붙인 심지 끼워도 저항한 아내한국 주둔 일본군 북청수비구 사령관 야마모토 대좌는 새로운 결정을 내렸다. ‘폭도’들의 귀순 공작을 강화하기로 했다. 솔직히 말해 군사작전만으로는 그들을 진압하기 어려웠다. ‘폭도’v.daum.net 2023. 8. 28.
교실 정원을 정리하며 봄과 여름, 두 계절을 함께 보낸 교실 정원을 정리했다. 방울토마토와 고추는 진짜 무럭무럭 자라서 씨앗에서 시작한 것이 여름엔 교실 천장을 노릴 만큼 크게 자랐다. 생명의 개화가 눈부신 봄과 여름이었다. 기말고사 무렵엔 교실 한 켠이 정글처럼 분위기가 있어졌다. 마침 피어난 해바라기 세 송이가 여름을 반기는 듯했다. 늦가을이나 초겨울까진 함께 보낼 줄 알았는데 여차여차한 사정으로 2학기를 쉬는 바람에 교실 정원을 정리했다. 식물 가꾸기가 보통 일이 아니라서 대신 오실 분에게 일거리를 줄여드리기 위함이었다. 몇 분께 나눔하고, 나머지는 우리 집으로 돌아왔다. 사진을 보며 지난 시간을 추억한다. 산만한 남학생들이 몇 있어서 쉽지 않았던 올해 교실살이에 내게 밝은 기운을 불어넣어 주었던 식물들이다. 이 녀석들.. 2023. 8. 24.
펌) 젊은 무명 교사의 죽음에 대하여 / 곽은주 (따돌림사회연구모임) 송승훈 쌤의 페북에서 보고 옮겨놓는다. 교사들이 가장 힘들어하고 마음 아파하는 건 악성 민원이나 교권침해 그 자체가 아니라 교실을 배움과 성장이 있는 아름다운 공간으로 가꿔나가지 못할 때다. 못된 아이들이 장악한 폭력적인 교실에서 가장 깊은 절망과 슬픔을 느낀다. ## ”젊은 무명 교사의 죽음에 대하여“ / 곽은주(따돌림사회연구모임)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폭력적인 교실이다. 혹자들은 서이초 사건의 원인은 악성 민원을 넣는 학부모의 갑질이므로 교장이나 교감에게 민원을 일원화시키면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아동학대로 신고당할까봐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지도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아동학대법의 개정을 요구한다. 그래서 악성 민원과 아동학대 신고로 무력화된 교사의 생존권과 인권을 지켜달라고 한다. 물론 맞는 .. 2023. 8. 22.
펌) 낮은 자존감이 아니라 높은 자존감이 문제 / 박진영 다른 곳에 갈무리해 둔 글 중 괜찮을 걸 다시 옮겨놓는다. 사회의 통념과 달리 '낮은 자존감'이 아니라 '높은 자존감'이 항상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 새겨들을 만하다. ## 비대해진 자아는 자신을 위험에 빠트린다 / 박진영 미국에 살면서 왜 총기난사범들은 다수가 백인인지가 궁금했다. 오랜 시간 동안 수탈당해온 흑인들이 백인을 미워해서 혐오범죄를 저지르는 쪽이 더 자연스러울 거 같은데 왜 혐오 범죄를 저지르고 특히 불특정 다수를 살해하는 행위는 백인들이 더 많이 하는 걸까? 오랫동안 교육의 기회나 투표권도 갖지 못한 채 착취당해온 것은 흑인들이요 아직도 주류 사회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백인이다. 정작 억울해하고 피해의식을 느껴야할 사람들은 가만히 있는데 왜 상대적으로 특권을 누려온 사람들이 .. 2023. 8. 17.
두 번 말고 다섯 번 "2학기 때는 일주일에 두 번 말고 일주일에 다섯 번 다 들어오세요." C는 2학년 열 개 반 국어도우미 중에서 가장 발랄하고 적극적인 친구였다. 수업시간 전 쉬는 시간이면 어김없이 달려와서 준비물을 챙기고 수업시간에도 활짝 웃음으로 교실 분위기를 활기차게 만들곤 했다. 다섯 반은커녕 2학기에 아예 2학년 수업을 못하게 된 지금 C를 비롯하여 수업시간에 열의를 보였던 몇몇 아이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교사의 말을 귀담아듣고 정말로 열심히 하던 녀석들이었다. 작년 우리 반이었던 Y와 H도 그랬다. Y는 자타공인 필기의 여왕이었고 H는 뭐 하나 대강 하는 법이 없이 심사숙고해서 사려 깊은 글을 쓰곤 했다. 키가 큰 H가 맨 앞에 앉아서 과제를 바로 하지 않고 혼자 차분히 생각에 몰두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S는.. 2023. 8. 5.
동아리 도보여행의 추억 버리기 힘든 물건들이 있다. 이제는 필요 없는데 이 자료를 십여 년간 이사하면서 싸들고 다녔다. 2011년 동아리 책 축제 때 전시 자료다. 자료가 쌓여서 옛것은 정리할 수밖에 없어서 이제는 버려야 할 때다 싶다. 버리기 전 사진을 한 장 한 장 찍었다. 두 번의 지리산길, 여름 지리산길과 가을 지리산길, 풍경 하나하나가 지금도 눈에 선하다. 내가 이 길을 이토록 강렬하게 기억하고 자료들을 못 버린 이유는 이것이 열정 넘치던 삼십대의 흔적이기 때문이지 싶다.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면 이 길을 나 혼자만의 시선이 아니라 아이들의 다양한 시선을 통해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내게는 다층적인 기억의 무늬로 수놓아진 길, 그래서 애착이 있었던 것 같다. 삼십대에 갔던 특성화고인 D고에서 적응 못해 3년 내내 무기력.. 2023. 7. 30.
펌) 모짜르트를 사랑한 남자 / 김미옥 이분 글을 참 좋아한다. 그나저나 모짜르트에 대한 폰 니센의 사랑을 보니 사랑이란 말을 함부로 쓸 수 없을 것 같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79838#home [삶의 향기] 모차르트를 사랑한 남자 | 중앙일보읽던 책의 주제에 흥미가 생기면 참고문헌을 다 찾아 읽는 계독(系讀)형이 되고, 한 작가의 책을 모두 찾아 읽는 전작주의가 되기도 한다. 그는 모차르트를 사랑해서 모차르트가 사랑한 사람마www.joongang.co.kr ## 1791년 35세의 모차르트는 아내 콘스탄체에게 엄청난 빚을 남기고 사망했다. 그의 낭비벽은 유명했는데 그보다 아내의 낭비벽이 더 심했다. 이들은 돈을 벌어 쓸 줄만 알았지 관리할 줄은 몰랐다. 자신들을 상류사회의 일원으로 착각했던 .. 2023. 7. 25.
예술강사 초빙, 연극 수업 올해 가장 아쉬운 것은 바로 내가 초빙한 예술강사님의 연극수업을 보지 못한 것이다. 기사를 찾아보니 학교에 예술강사지원사업이 시작된 건 10년 쯤 되는 듯한데 나는 작년에야 알게 되어 신청했고, 올해 지원을 받았다. 갑작스런 일로 병가를 쓰게 되어 2주간 반별로 4차시, 총 40시간 진행된 수업을 보지 못한 게 젤 아쉽다. 나 대신 수업 임장에 들어간 국어강사님이 사진을 몇 장 보내주시면서 수업 참관 소감을 전해주었는데, 수업 내용도 재미있었지만 진행을 매우 잘하셨다고 한다. 말 그대로 전문연극인의 카리스마가 엿보였고 농땡이들도 잘 대처하면서 모두 수업에 참여시켰다고 한다. 연극놀이에서 시작해서 교과서와 연계하여 간단한 극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강사님이 진행한 연극놀이는 실은 나도 그간 연극연수에서 다 배.. 2023. 7. 22.
올해 학교에서 젤 잘 산 것 바로 수업자료를 운반하는 카트다. 다른 학교에서 오신 분들이 이용하는 카트를 보고 나도 기존의 장바구니 같은 카트를 버리고 3단 고급 카트로 대변신. 요거 진짜 편리하다. 일단 높이가 높아서 자료를 꺼내기가 쉽고 선반도 하나 달려 있어서 분필이랑 자석 등을 넣어다니는 게 넘 좋다. 조립은 손재주 많다고 자부한 다른 반 의인들이 해주셨다. 2023. 5.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