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이야기209 [밀양 여행 02] 광복절엔 밀양으로 / 해천 항일운동테마거리 & 달빛쌈지공원 스카이로드 https://youtu.be/vzhDkV1nGxE 36도가 넘는 무더위, 입맛도 없고, 밖에 나가기도 싫고 집에서 뒹굴뒹굴하던 날, 갑자기 D가 "밀양에서 저녁 먹자." "웬 밀양?" "광복절 기념식" "그거 아침에 하는 거 아냐? 나 유투브로 기념식 봤는데?" "밀양에선 저녁 6시에 의열기념관 앞에서 한대." "저녁이면 뜨겁지 않아서 괜찮겠네." 밀양은 우리집에서 40분이 안 걸린다. 고속도로에서 한 20분. 밀양에서 저녁을 먹고 광복절 기념식을 보기로 했다. 밀양의 향토음식 돼지국밥. 먹을 만했다. 가볍게 저녁을 들고 바로 근처에 있는 해천 항일운동테마거리로~ 식이 막 시작되었고, 코로나와 더위로 기념식은 약 30분만에 끝났지만 김원봉 선생과 윤세주 선생의 생가터에서 열린 뜻깊은 광복절 행사였다. .. 2020. 8. 24. 독립운동의 성지, 안동 임청각에서 하루를 묵다 /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 임청각 / 안동 여행 #2 *2020년 8월 일주일 국내여행 1일차 - 안동 https://youtu.be/3tcbm4AJhWg 이번 안동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건 석주 이상룡 선생의 생가, 에서 하루를 묵은 것. 예전에 '농암종택'에서 묵은 적도 있는데 그곳은 시골로 한참 들어가야 하는 데다가 안동댐 건설로 원래 자리에서 이전한 것이어서 고택의 오랜 향기가 반감된 느낌. 은 안동 시내에 있어서 식당 등 접근성이 좋고 500년 전 이 집을 지었던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서 뭔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어떤 '안정감'을 주었다. 집도 참 예쁘다. 고려시대 건축 양식으로 지어져 일반적 한옥과 매무새가 조금 다른 점들이 눈에 띈다. 전문적 숙소로 리모델링한 집이 아니라 옛모습 그대로여서 숙박에는 많은 불편함이 있지만, 그것이 오히려 기억.. 2020. 8. 14. 민족시인을 만나러 가는 길 / 이육사 문학관, 군자마을 / 안동 여행 #1 *2020년 8월 일주일 국내여행 1일차 - 안동 https://youtu.be/Ui6ybglqtfk 그간 안동은 몇 차례 갔는데 이육사문학관은 보지 못했다. 안동시내에서 북쪽으로 40~50분 더 들어가야 하는데다, 간 날이 마침 월요일이라 못 본 때도 있고. 그래서 이번 일주일 여름휴가의 첫 방문지를 안동으로 잡았다. 안동에서 못 본 곳 세 곳, 이육사문학관, 독립운동기념관, 임청각을 둘러보기로. 이번 방문의 성과는, 이육사 선생이 의열단의 윤세주 선생과 우정이 깊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문학관에서 이육사 선생의 따님인 이옥비 여사를 우연히 만난 것도 뜻밖의 행운이다. https://sheshe.tistory.com/m/1154 [안동 여행] 2. 독립운동의 성지, 안동 임청각에서 하루를 묵다 / .. 2020. 8. 14. [밀양 여행 01] 약산 김원봉 선생의 고향을 찾다 / 영남루, 해천 항일운동테마거리, 의열기념관 https://youtu.be/TjjXRrDQBX0 언젠가 한 번 가야지, 가야지 했던 밀양에 드디어 다녀왔다. 약산 김원봉 선생의 고향이라 한 번은 꼭 가보고 싶었던 곳. 몇 년을 별러 갔는데 밀양은 우리집에서 딱 40분 걸렸다. 수성 IC에서 밀양 IC는 기껏 20분 정도. 완전 허무. 이렇게 가까웠다니. 1시간 반은 걸릴 줄 알았는데 넘 가까워서 후회했다. 진작 가볼 것을. 밀양의 대표적 유적, 도심에 있는 조선시대 누각, 영남루에 먼저 들렀다. 1844년에 지은, 영남제일루라 불리는 영남루는 진주 촉석루, 평양 부벽루와 함께 조선시대 3대 누각이라 한다. 외관은 그리 커보이지 않았는데, 신발을 벗고 누각에 올라서니 실내가 훨씬 넓다. 나무의 시원한 감촉을 느끼며 잠시 걸었다. 영남루에서 보는 밀양.. 2020. 8. 4. [오디오북] 그대들 돌아오시니 ㅡ 종로 경교장 sheshe.tistory.com/882?category=874955 부크크를 통한 독립출판, "내게 특별한 여행지" 드디어 책을 받았다. 원고 정리에 시간이 좀 걸렸고 인쇄는 일주일만에 되었다. 전에 쓴 글을 정리하는 작업이라 일주일이면 될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글에 비문도 많고 연도 같이 세세한 sheshe.tistory.com 2020. 4. 24. [오디오북] 지리산을 품다 ㅡ 하동 이병주문학관 sheshe.tistory.com/882?category=874955 부크크를 통한 독립출판, "내게 특별한 여행지" 드디어 책을 받았다. 원고 정리에 시간이 좀 걸렸고 인쇄는 일주일만에 되었다. 전에 쓴 글을 정리하는 작업이라 일주일이면 될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글에 비문도 많고 연도 같이 세세한 sheshe.tistory.com 2020. 4. 19. 조문국 사적지 & 국보 탑리리 오층석탑 / 의성 여행 #1 https://youtu.be/1FD8wMQhU_0 대구 근교에 고분군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시내의 불로동 고분군, 고령의 대가야 고분군, 그리고 경산의 압독국 관련 고분군. 이 지역이 신라의 영향권에 들기 아주 오래 전부터 토착 세력이 있었다는 증거다. 각각의 고분군마다 확인된 무덤이 몇 백 기 이상이지만 그들의 정체는 대가야 고분군을 제외하고는 흐릿하다. 의성에는 '조문국'이라는 구체적인 이름을 남긴, 삼한 시대의 고분군이 있었다. 삼한은 여러 부족의 동맹체였고 그래서 각 지역마다 소국이 있었다. 조문국도 그 가운데 하나로 김부식의 삼국사기에도 등장한다고 한다. 출토된 무덤만 370여 기라 규모가 상당했다. 금성산을 위시한 주변 산세를 보면 아늑하고 편안하여 고대인들이 터를 잡을 만한 곳이었다... 2020. 3. 16. 대가야의 위엄, 고령 지산동 고분군 / 고령 여행 #1 https://youtu.be/wJ1dUMM9HX4 고령, 대구-광주 고속도로(옛 88고속도로)를 타고 대구를 벗어나 첫 번째로 만나는 지역이다. 지리산에 갈 때마다 지나가는 동네인데, 거창, 함양, 남원, 광주 등을 제치고 어쩌다가 가장 나중에 방문한 지역이 되었다. 가까운 곳이다보니 오히려 관심에서 멀어진 것 같다. 고령의 명소는 대가야의 위엄을 그대로 전해주는 지산동(지산리) 고분군이다. 신라의 위협으로 김해 중심의 금관가야가 세력이 약해지면서 뒤이어 번성한 대가야. 4~6세기 대가야의 고분이 700여기나 발굴된 곳이 고령이다. 사실 가야가 역사적 주목을 받은 건 그리 오래 되지 않는다. 우리 고대사 연구가 삼국시대 위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광대한 고분을 남긴 문명인데 그간 너무 무심했지.. 2020. 3. 16. [대구 여행] 이른 봄의 산책, 불로동 고분군 https://youtu.be/3uT3XrSkRJg 대구 불로동(不老洞). 팔공산에 갈 때 늘 지나가는 동네다. 바로 근처에 대구공항이 있고 신도시 이시아폴리스가 들어서긴 했지만 전통시장을 비롯하여 여전히 서민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동네다. 불로동의 이름에도 오랜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다. 불로동은 후백제와 고려의 격전지였다. 왕건이 후퇴하다가 여기 오니 어른들은 모두 도망가고 아이들만 남아있어서 늙지 않는다는 뜻의 불로동이라 불렀다 한다. 이 불로동에 왕건이 활약한 시대보다 훨씬 오래된 유적이 있다. 5세기 전후에 축조된 고분 200여 기가 발굴된 ‘불로동 고분군’이다. 근처 봉무동 고분을 더하면 300기가 넘는다고 한다. 고분 하나하나의 크기는 경주 왕릉과 비교되지 않지만 산등성이를 따라 길게 이.. 2020. 3. 10. 이름 모를 민초들의 마음이 새겨진 장소, 최제우나무 / 대구 근대골목 대구 근대골목에 자리한 종로초등학교에는 특별한 나무가 있다. 수령 사백 년이 되는 회화나무, 이 나무의 이름은 '최제우나무'다. 왜 나무에 동학의 창시자 수운 최제우 선생의 이름이 붙었을까. 대구 종로초등학교는 옛 경상감영의 감옥이 있던 자리다. 바로 근처에 1601년 선조 때 세워진 경상감영이 있다. 경상감영은 경주, 안동 등을 옮겨다니다가 선조 때부터 대구에 완전히 정착했다. 종로초등학교의 회화나무 수령이 4백년쯤이니 이 나무도 경상감영이 자리잡을 즈음에 생겨났으리라 여겨진다. 이 경상감영에 1864년 경주에서 체포된 한 남자가 이송된다. 100일간의 고문에도 자기 뜻을 굽히지 않았던 그는 그 해 4월 봄날, 혹세무민을 이유로 사형을 선고 받는다. 그가 참형을 당한 장소는 경상감영에서 그리 멀지 않은.. 2019. 9. 14. 조선은 어떤 나라였을까, 종묘와 창덕궁 유홍준 선생은 한 시대를 이해하는 키워드로 유적과 유물을 이야기한다. 왕조사가 중심이 된 시대 구분으로 역사를 이해하는 것은 다분히 추상적이어서 사람들이 한 시대에 대한 구체적인 이미지를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는 일리가 있는데 나 또한 학교에서 역사를 왕들의 이름과 업적을 죽 나열하는 식으로 배웠고 그런 식의 역사 공부는 가슴에 스며들만한 무언가를 내게 전달하지 못했다. 유홍준 선생 말처럼 한 시대의 대표적인 예술품은 물론 민중의 생활 도구 등을 중심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도 필요할 것 같다. 삼국 시대나 고려 시대는 너무 멀다 쳐도 조선 시대는 바로 가까운 시대인데도 감이 잘 오지 않는다. 조선이 어떤 나라였을까. 세종대왕의 업적,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각종 사화, 구한말의 세도정치와 국권침탈, .. 2018. 12. 18. 경찰청 인권센터로 바뀐 남영동 대공분실 한 시대를 한 마디 말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시대의 다양한 표정을 한 마디로 포괄하기도 역부족이고 역사를 단순화해서 바라볼 위험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논란을 넘어서 한 시대의 본질적인 부분을 슬쩍 통찰하게 하는 장소와 유물이 있다. 남영동 경찰청 인권센터가 내겐 그런 곳이었다. 경찰청 인권센터에 가려고 서울역에서 남쪽으로 한 정거장 아래인 남영역에 내렸다. 인권센터는 남영역 바로 근처에 있었다. 지금은 경찰청 인권센터로 쓰이지만 원래 군사독재 시절에는 남영동 대공분실이 있던 곳이다. 1987년 박종철군이 고문으로 숨진 곳이자, 정지영 감독의 영화 의 무대가 되는 곳. 지금은 인권센터 바로 맞은 편에 호텔이 몇 채 들어서 있어서 격세지감을 느끼게 했다. 입구 사무실에서 출입허가증을 받고 마당에 들어서니.. 2018. 10. 27. 시간이 '신'인 것일까 _ 식민지역사박물관과 효창공원 식민지역사박물관은 서울역에서 멀지 않았다. 남영역이나 숙대정문역으로 한 정거장 더 가야 하지만, 지하철로 가나 걸어가나 총 20분 정도여서 걸어가기로 했다. 박물관은 숙명여대 제1캠퍼스 인근에 있는 5층 빌딩이었다. 일반 빌딩을 리모델링하여 박물관으로 개관한 것이라 처음엔 잘 찾지 못했다. 출입구가 눈에 띄지 않았던 것이다. 건물 벽에 붙어 있는 박물관 간판을 보고 알았다. 입구에는 성금을 낸 시민들의 이름이 동판에 새겨져 있었다. 민간에서 만든 박물관이기 때문이었다. 식민지역사박물관은 민족문제연구소가 중심이 되어 시민들의 성금으로 세운 박물관이다. 올해 개관했는데, 경술국치일인 8월 29일에 맞춰 문을 열었다. 십여 년 전 친일인명사전을 편찬했던 민족문제연구소의 두 번째 큰 성과다. 박물관 설립 위원장.. 2018. 9. 22. 한 장의 사진으로 남은 사람 _ 덕수궁 중명전에서 서울 답사 여행의 핵심은 광화문광장에서 경복궁, 창덕궁으로 이어지는 길이겠지만 내게 가장 인상적인 곳은 덕수궁에서 시작해서배재학당과 경교장을 지나 사대문 밖 서대문형무소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근세사의 비극이 고스란히 담긴 현장이다. 특히 덕수궁 담장과 바로 붙어 있는 러시아 대사관, 역시 인접한 성공회 성당과 영국 대사관 등의 자리를 보면 아관파천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실감이 나고 당시 외세가 왕의 바로 곁에서 어떻게 내정에 간섭하려 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원래 덕수궁은 지금보다 규모가 훨씬 컸다고 한다. 덕수궁 일대의 부속 건물을 다 허물고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 각국 대사관이었다. 덕수궁 바로 건너편에 미국 대사관이 있고 거기서 몇 블럭 더 가면 일본대사관이 있다. 덕수궁은 광해군 시대로부터 고종 .. 2017. 12. 11. 평화의 소녀 _ 광화문 일본대사관 일본대사관은 광화문에서 지척에 있었다. 교보빌딩을 지나 골목을 몇 개 지나니 대사관이 나타났다. 층을 올리는 공사중이어서 본관은 가림막을 쳐놓았다. 소녀를 찾아서 그 맞은편으로 눈길을 돌리자 대사관 건너편 인도에 '평화의 소녀'가 있었다. 평화의 소녀상과 눈길이 마주친 순간 나도 모르게 '울컥' 하는 감정이 올라와서 깜짝 놀랐다 언론에서 사진으로 워낙 많이 접해온 터라 별다른 이유 없이 그저 지나던 길에 한번 보자 해서 들른 참이었다. 평소 이 주제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인 적도 없었기에 나 자신도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이었다. 이미지와 실재는 그렇게 달랐다. 소녀는 열다섯 열여섯쯤으로 보이는 가녀린 몸으로 말없이 그 자리에 앉아 일본대사관을 응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소녀의 그 작고 가녀린 '몸'은 그 어.. 2017. 12. 5. 이전 1 ··· 7 8 9 10 11 12 13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