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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스토리텔링35

이젠 함께 읽기다 | 신기수 외 — 창의적 논제를 통한 독서토론 ## 논제는 내용과 구성에 따라 다르게 구분된다. 내용에서는 사실논제, 가치논제, 정책논제로, 구성에서는 자유논제, 선택논제, 찬반논제로 이루어진다. 사실논제는 사실의 존재 유무를 다루는 것으로 법정토론의 심문 과정에서 많이 다루지만 독서토론에서 다루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토론자에게 논제를 미리 나눠주고 준비해오게 한다면 가능하다. 토론자들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나 사례 등을 조사하고 준비하는 과정이나, 수집된 정보를 분석하고 판단하면서 배움이 생긴다. 예를 들어 "조기 영어교육은 모국어 습득에 방해가 된다" "체육수업의 감축은 학생들의 체력을 저하시킨다" 등이 사실명제라고 할 수 있다. 초중학생들의 독서토론에서 책 속 저자의 주장이나 근거,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논제를 다루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논제를 .. 2018. 11. 28.
서평 글쓰기 특강 | 김민영 외 ㅡ 자기 관점을 정리하기 위해 서평을 쓴다 ## 서평을 쓰다 보면 책 읽은 경로가 뚜렷해집니다. "재미있었다" "감동적이다" "지루하다"라는 감상 한마디가 A4용지 한두 장 분량으로 확장되려면 감정의 정체를 추적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점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서술해야 하니까요. pp17 ## "세상에는 무리해서 끝까지 책을 읽고도 그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그것은 출력을 전제로 입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방식이라면 아무리 입력해도 좀처럼 몸에 익지 않을 것이다. 출력을 하려면 입력과 동시에 가공을 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때도 그것을 제삼자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것을 전제로 듣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면 키워드와 핵심에 집중해서 들을 수 있다. 입력할 때 어떻게 출력할지도 의식해야 한다는 사실.. 2018. 11. 27.
생각 정리 공부법 | 김민영 외 ㅡ 발췌하기와 논제 만들기 ## *발췌의 종류 -- 주관적 발췌: 감동적인 부분, 재미있는 부분, 유익한 부분, 의문점이 드는 부분 -- 객관적 발췌: (문학)작품의 주제와 관련된 인물/장면/대사 묘사,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말, 작품이 높게 평가되는 이유를 보여주는 부분 *주관적 발췌와 객관적 발췌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함 *주관적 발췌는 떠드는 마당, 객관적 발췌는 협력 활동 pp31 ## 1. 주제 키워드 선별: 발췌 부분에서 키워드 뽑기(주인공의 말과 행동 및 작가의 주장) 2. 브레인 스토밍: 질문 만들기, 답변 예상하기 3. 논제문 작성 및 퇴고하기: 잘못된 문장 고치기, 논리 및 객관성 따지기 1. 주제 키워드 선별-- 문학 장르는 등장인물의 행동이나 사건에서, 비문학 장르는 저자의 주장 등에서 주제 키워드를 발췌-- .. 2018. 11. 27.
자기 역사를 쓴다는 것 | 다치바나 다카시 — 자신이 살아온 시대를 의식하라 ## 강의 제목에 '현대사 속에'라는 단서 조건이 왜 붙게 되었는지 잠시 부연 설명을 하고자 한다. 이러한 단서를 붙인 이유는 이제부터 써내려갈 자기 역사에서 단순히 '성공 과정'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살아온 시대가 어떠한 시대였는지를 의식하면서 자기 역사를 써보도록 하자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이라는 인간'과 '자기 자신이 살아온 시대'라는 두 가지 요소가 완전히 밀착된 관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서로 동떨어진 관계도 아니라는 사실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의식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물론 '시대 의식을 가지고'라는, 이른바 시대론적인 요소를 자기 역사 속에 구체적으로 넣도록 지도하였다는 의미는 아니다. 자기 역사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것과 다르지 않지만, 자신의 역사를 되돌아.. 2018. 11. 18.
개구리를 위한 글쓰기 공작소 | 이만교 — 글쓰기는 정체성을 변화시킨다 글쓰기 관련 책이 많지만, 일상언어의 한계를 이처럼 선명하게 짚어주는 책은 보지 못했다. ## '낯설게 하기'는 일상의 자동화된 인식을 배제하고, "사물에 대한 감각을 알려진 대로가 아닌 지각된 대로" 인식하려는 노력이다. 즉, 습관적, 관용적, 상투적 표현을 배제하고 지각된 그대로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낯설게 하기'이다. 그런 점에서 '낯설게 하기'라는 용어는, 글 쓰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차라리 '작가 자신에게 지각된 그대로 표현하기'다. 일반언어는 누구나 사용하는 관습적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어 관습적, 관용적 태도를 유지시켜 준다. 반면 문학언어 혹은 창작언어는 화자가 실질적으로 느낀 그대로, 혹은 화자만이 느끼는 그대로 서술한다. 그런 점에서 화자만의 감각과 개성이 보다 뚜렷하게 드러난다. p.. 2018. 11. 12.
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 | 이만교 — 씨앗도서와 씨앗문장 찾기 ## 말로는 좋은 글을 쓰고 싶다면서, 실제로는 좋은 글을 쓰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글을 써 보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지만, 정말로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 말로는 가난할지라도 자유로운 예술가의 길을 걷겠다면서, 언제나 돈과 브랜드에 민감한 채 필수불가결하지 않은 아르바이트 따위로 시간을 허비한다. 말로는 글을 쓰고 싶다면서 예술가의 감수성과 실험정신은 전무한 채로, 중산층의 모럴과 예의바른 행동만을 생활의 모범으로 삼는다. 정말이지 적지 않은 사람들이 포즈만 취하고 있다. pp40 ## 정말로 좋은 글을 쓰고자 원한다면, 어제와 달리 오늘부터는 하다못해 전철 타는 시간에나마 책을 펼쳐 보기 시작할 것이다. 비록 그 변화가 미미하더라도 그러나 최선을 다해 변하.. 2018. 11. 11.
고전과 인생 그리고 봄 여름 가을 겨울 | 고미숙 ㅡ 쓰기 위해서 읽는다 ## 비단 대학생만의 문제가 아니다. 남이 쓴 책만 읽고, 남이 하는 강의만 듣는 것이 공부인가. 그건 입문과정에서나 통하는 말이다. 공부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자기 자신이다. 주체가 되려면 생산과 창조의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 또 누구나 자기 삶은 소중하고 특별하다. 구경꾼으로 살고 싶은 이가 어디 있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누구든 글쓰기를 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 언급했듯이, 글쓰기는 담론, 구체적으로 말하면 언어의 창조다. 언어를 창조한다는 건 곧 삶을 창조하는 것이다. 그래야 삶의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다. 워밍업은 여기까지! 이제 시작하자. 어떻게? 읽기가 그랬듯이, 쓰기도 역시 질문이 동력이다. 묻는 만큼 쓸 수 있다! 지당한 말이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다. 초짜들이 맞닥뜨리는 장벽이 바로 여.. 2018. 11. 7.
스토리텔링 원론 | 신동흔 단순하고 때론 허무맹랑하게 보였던 옛이야기가 얼마나 흥미진진한 문제 의식과 인류의 원형적 사고를 담고 있는지를 낱낱이 맛보여주는 책. 예전에 이분의 '바리데기' 해석과 대학원생들과 함께 작업한 '심청전' 해석에 감동한 적이 있어 믿고 보는 저자인데, 이 책 역시 실망하지 않았다. '백설공주'와 '신데렐라' 이야기가 이렇게 깊이 있는 화두를 담고 있을 줄이야. '소설'과 다른 '설화'의 독특한 매력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 이야기는 그 역사가 매우 길고 오래다. 문자가 생기기 훨씬 전부터 이야기는 존재해왔다. 수천수만 년, 어쩌면 그 이상이다. 인간이 '말'을 하는 순간 이야기는 시작되었다고 해도 좋다. 그것은 인간의 역사 내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또는 사람과 사람 아닌 것 사이의 소통과 교감의 기본 .. 2018. 9. 17.
정유정, 이야기를 이야기하다 | 정유정, 지승호 — 세상이 원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라 ## 나는 독자가 내 소설 안에서 온갖 정서적 격랑과 만나기를 원한다. 기진맥진해서 드러누워버릴 만큼 극단의 감정을 경험하길 원한다. 분노, 절망, 슬픔, 비애, 사랑, 감동...... 소설이라는 이야기 형식 안에서 안전한 거리를 두고 겪는 감정경험들은 세계에 대한 우리의 시선을 확장시키고, 인간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만들어주고,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또한, 독자가 주인공과 함께 절정까지 내달리기를 원한다. 앞서 말했다시피 절정에는 이야기의 영혼, 즉 작가가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이 숨어 있다. "나는 세계를, 삶을, 인간을, 이렇게 바라본다"라고. 바꿔 말하면 작가는 이 메시지를 절정부에 숨겨놔야 한다. 이것은 이야기의 의미이기도 한데, 의미 자체가 재미인 경우도 있다. 아마도 가장 바람직한 형태일 것.. 2018. 8. 30.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 무라카미 하루키 — 상상력은 기억이다 ## 이건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만일 당신이 뭔가 자유롭게 표현하기를 원한다면 '나는 무엇을 추구하는가'라는 것보다 오히려 '뭔가를 추구하지 않는 나 자신은 원래 어떤 것인가'를, 그런 본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는 게 좋을지도 모릅니다. '나는 무엇을 추구하는가'라는 문제를 정면에서 곧이곧대로 파고들면 얘기는 불가피하게 무거워집니다. 그리고 많은 경우, 이야기가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자유로움은 멀어져가고 풋워크는 둔해집니다. 풋워크가 둔해지면 문장은 힘을 잃어버립니다. 힘이 없는 문장은 사람은-혹은 자기 자신가지도- 끌어들일 수 없습니다. 그에 비하면 '뭔가를 추구하지 않는 나 자신'은 나비처럼 가벼워서 하늘하늘 자유롭습니다. 손바닥을 펼쳐 그 나비를 자유롭게 날려주기만 하면 됩니다. 그렇게.. 2018. 8. 29.
나는 여행기를 이렇게 쓴다 | 무라카미 하루키 — 자기 안에서 변경을 만들어내기 이 책에 나오는 여행기는 사실 그다지 재미가 없다. 의미 있는 부분은 책의 서문 격인, 여행과 글쓰기에 대한 '작가의 말'이었다. ## 여행을 떠날 마음이 있고 여행 경비를 마련할 수 있다면 세계 어느 곳이든 갈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아프리카의 정글이나, 남극여행도 즐길 수가 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래서 여행을 더나는 데 있어, 설사 아무리 멀고 아무리 외진 산간벽지라고 해도 '그다지 특별한 일은 아니다'라는 인식이 먼저 머릿속에 자리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도한 계획이나 지나친 의욕 같은 것은 삼가고, '말하자면 어느 정도 비일상적인 일상'으로 여행을 생각하는 점에서부터 이 시대의 여행기는 시작해야만 한다. pp6-7 ## 어쨌든 여행을 하는 행위의 본질이 여행자의 의식.. 2018. 8. 28.
하루키씨를 조심하세요 | 우치다 타츠루 ㅡ 우리가 함께 결여하고 있는 것 하루키는 내 취향이 아닌데(옛날에 세 권 정도밖에 안 읽음), 이 책을 보고 다시 하루키를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취향이 바뀔 지는 알 수 없지만. ## 우리가 세계의 모든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는 것은 공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실은 함께 '결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비평가들은 이러한 역설을 깨달았습니다. '내가 알고 경험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사람도 알고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했기 때문에 무라카미 하루키가 세계성을 획득한 것이 아닙니다. '내가 알지 못하고 경험할 수 없는 것은 다른 사람도 알지 못하고 경험할 수 없다'는 것, 오로지 그것만을 이야기했기 때문에 세계성을 획득했습니다. 우리가 '함께 결여하고 있는 것'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임에도 우리 산 자의 행동이나.. 2018. 8. 20.
접힘과 펼쳐짐 | 이정우 — 고전을 읽는 세 가지 방식 ## 고전을 읽는 한 가지 양태는 텍스트 자체를 분석하는 것입니다. 텍스트 자체를 놓고 그 텍스트의 내용, 구조, 개념, 글쓰기 방식 같은 것들을 분석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내재적 독해'라고 부를 수 있죠. 이거은 일반적으로 철학 전문가들이 채택하는 방식입니다. '~에 있어서의 ~의 개념' 같은 제목이 이런 연구 방식을 상징하죠. 이런 독해 방식을 방법론적으로 다듬어 낸 사람으로 마르샬 게루가 있습니다. 20세기 중반에 활동한 사람인데, 당시에 유행하던 외재적 방법에 반기를 들고 철학을 다른 담론으로 환원시키기보다 그 자체의 '건축학적 구조', 즉 개념 구축의 맥락에 초점을 맞추고자 했습니다. 게루는 철학사를 어떻게 연구할 것인가를 연구해 메타 철학사를 개척하고, 또 그 방식에 따라 근대 철학(.. 2017. 9. 29.
나는 작가가 되기로 했다 | 경향신문 문화부 _ 어려운 것은 쉽게, 쉬운 것은 깊게, 깊은 것은 유쾌하게 ## 이렇게 자기만의 생각의 틀을 갖게 하는 것이 강신주의 인문학이다. 그는 이런 점에서 인문학의 궁극적인 목적이 민주주의라고 주장한다. 그에게 민주주의는 각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 자신만이 쓸 수 있는 표현과 말을 찾아내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소설과 시를 쓸 때에야 비로소 민주주의가 완성된다. 그가 인문학을 늘 '고유명사의 학문'이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다. ## 강신주는 글쓰기에서 첫 문장, 첫 문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첫 문장에서 프로인지 아닌지, 즉 흉내 내지 않고 자기만의 문체를 갖춘 사람인지 아닌지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 자신도 첫 문단을 쓰기 위해 무려 13시간을 컴퓨터 앞에서 떨어지지 않은 적이 있다면서, 첫 문장을 잘 쓰려면 글이 안 써진다고 쉽게 물러나서는 안 된다고 .. 2017. 9. 28.
왜 주인공은 모두 길을 떠날까? | 신동흔 _ 옛 이야기에 담긴 특별한 화소 ## 어떤 언술을 이야기로 살아나게끔 하는 특별한 자질이란 어떤 것일까요? 단적으로 말하면, 거기 사람들의 관심을 끌 만한 '낯섬'이 있어야 합니다. 그를 통해서 사람들의 정서적 반응, 그러니까 재미와 긴장, 감동과 놀라움 같은 것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야 하지요. 그러한 '낯섦', 또는 '특별함'은 인물과 사건, 배경 같은 요소에서 다양한 형태로 설정될 수 있어요. 예컨대, '세상에 사람이 살자/죽다'라는 평범한 언술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특별한 언술이 될 수 있습니다. 마법사가 살다 / 무인도에서 살다 / 죽었다가 살아나다 위 언술들은 무척 단순한 것이지만, 특별한 요소를 갖추고 있어요. 마법사의 존재는 그 자체로 관심과 놀라움의 대상이 되면서 이어질 사건을 기대하게 하지요. 누군가가 무인도에 산다는.. 2017. 4.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