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이야기173 술라웨시 섬의 독특한 마을, 따나 또라자 / 인도네시아 여행 술라웨시 섬의 오지 따나 또라자로 가기 위해 깔리만탄 발릭빠빤에서 우중빤당(마까사르)행 비행기를 탔어요. 우중빤당에서 다시 야간버스를 타고 밤새 달려 새벽녘에 또라자 마을에 닿았습니다. 여기 오기 위해 첩첩산중을 지나왔어요. 술라웨시 내륙의 이 작은 마을에는 공항도 있습니다. 따나 또라자는 오지이면서 동시에 유명한 관광지이기 때문이죠. 독특한 주거 문화와 장례 문화로 널리 알려진 곳입니다. 또라자 마을은 혼자서 돌아볼 수가 없어요. 가이드와 차량이 필요하죠. 마리아 게스트하우스로 가서 투어를 시작할 계획이었는데, 또라자 근처에서 버스에 오른 한 가이드에게 낚였습니다. 마리아 게스트하우스에 더운 물이 안 나온다는 말에 깜박 속아서(확인해보진 않았지만 아마 나올 것 같아요) 그가 안내한 호텔로 가서 투어 예.. 2005. 4. 15. [뉴질랜드] 세상의 첫 일주일을 보았으니... - 밀포드 트렉(Milford Trek) 3 세상의 첫 일주일을 보았으니… [뉴질랜드 밀포드 트렉 3] 54km를 완주하다 트레킹 넷째 날 아침이 밝았다. 잠에서 깨자마자 날씨부터 확인했다. 건너편 산봉우리에 구름 한 자락이 걸려 있는 은은한 아침, 맑은 날씨가 참 반갑다. 오늘 걸을 구간은 퀸틴 롯지에서 밀포드 트렉의 종점 샌드플라이 포인트까지 21km이다.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어제 본 서덜랜드 폭포가 멀리서 보였다. 산 전체를 향해 시원스레 내리떨어지고 있는 모습이 신선하다. 바로 아래에서 올려다보았을 때와는 달리 길게 떨어지는 폭포의 윗 부분이 드러나서 580m라는 높이가 실감이 났다. ▲ 서덜랜드 폭포 사람들이 지구를 차지하기 전의 자연은 이런 모습이었을까? 이곳에서 인간과 자연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 자연만 있으면 충분할 것 같다.. 2005. 3. 31. [뉴질랜드] 때로는 불편함 속에 여행의 참맛이 있다 - 밀포드 트렉(Milford Trek) 2 때로는 불편함 속에 여행의 참맛이 있다 [뉴질랜드 밀포드 트렉 2] 데이지꽃이 가득 핀 맥키논 패스 ▲ 맥키논 패스에서 본 '마운트 쿡 릴리' 우리가 여행한 곳 중에서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 곳은 어떤 곳일까. 자연이 아름다운 곳일까, 역사의 흔적이 서린 곳일까. 아니면 따뜻한 사람들과의 만남이 있는 곳일까. 어떤 장소에 대한 우리들의 평가는 매우 주관적이고 복잡하다. 우리를 무한한 세계로 이끄는 광대한 풍경은 기억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하지만 많은 경우에, 비록 평범한 곳이라 해도 좋은 인연이라든지 기타 여러 가지 이유로 해서 우리는 그곳을 매우 아름답게 기억하게 된다. 굉장히 멋진 풍경이라 해도 한번 본 것으로 족한 곳이 있다. 반면에 그다지 특별하지 않아도 마치 고향처럼 두고두고 그리운 곳들도 .. 2005. 3. 11. [뉴질랜드] 집 떠난지 사흘, 세상일 모두 잊어버리다 - 밀포드 트렉(Milford Trek) 1 집 떠난지 사흘, 세상일 모두 잊어버리다 [뉴질랜드 밀포드 트렉 1] 줄줄이 쏟아지는 폭포가 수백 개 ▲ 밀포드 트렉 근심 없이 순간 순간에 집중하는 것, 이것이 여행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순간 순간을 깊이 응시하는 것, 마음과 몸이 함께 움직이는 것, 그리고 살아 있음이 그저 즐거워지는 것. 마운트 쿡에서 보낸 시간은 바로 그러한 것이었다. 집을 떠나온 지 불과 사흘 정도가 지났지만, 작년 한 해 동안 일어난 모든 일을 잊어 버릴 정도였다. 알랭 드 보통이 언급한 대로 여행은 일과 생존 투쟁의 제약을 받지 않는 삶을 내게 보여 주었다. 100% 나 자신을 위한 시간, 그리고 온전한 휴식. 나는 어느새 시간을 천천히 음미하고 있었고, 날씨와 내 주위를 둘러싼 것들에 한층 민감해져 있었다. 밤 사.. 2005. 3. 2. [뉴질랜드] 자연의 침묵 속에 머물고 싶어라 - 마운트 쿡(Mount Cook) 자연의 침묵 속에 머물고 싶어라~ [여행기] 뉴질랜드 최고봉 '마운트 쿡'에 가다 ▲ 후커 밸리 트렉에서 야생의 세계, 그 자체로 충만한 자연의 존재 없이 인간이 살아갈 수 있을까. 의 저자 알도 레오폴드는 사람들을 둘로 나누었다. 야생 세계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로. 그는 계속 이야기한다. 더 높은 생활 수준을 위해 자연의, 야생의, 그 자유로운 무수한 것들을 희생시켜도 되는가라고. 텔레비전보다 기러기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더 고귀하며, 할미꽃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언론의 자유만큼 소중한 권리라고. 자연은 늘 우리 곁에 있는 것인 줄 알았는데, 편리한 생활의 대가로 많은 것이 멀어졌다.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바람과 일몰, 자연이 무상으로 제공하는 소중한 선물들이 이젠 .. 2005. 2. 16. 순결한 자연, 극동의 캄차카 / 러시아 캄차카 반도 '03 순결한 자연, 극동의 캄차카 ▲ 설원에서 바라본 까략스키 북쪽으로 가고 싶어 택한 곳이 러시아였다. 냉전 시대에는 접근할 수 없었던 동토의 땅이었지만 이제 우리의 시야에 나날이 가깝게 다가오고 있는 곳. 드넓은 러시아 땅 가운데 내가 택한 여행지는 가장 극동에 위치한 캄차카 반도. 때 묻지 않은 자연이 아름답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인천에서 연해주의 중심 도시 하바롭스크까지는 불과 두 시간 반의 거리였다. 블라디보스톡이 외곽에 치우쳐 있어서 구 소련 시절, 극동 지역의 거점 도시로 개발한 곳이 하바롭스크라 했다. 하바롭스크의 저녁은 건물마다 온통 백열등의 붉은 빛으로 빛나고 있어서 독특한 느낌을 주었다. 러시아에서는 형광등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라 한다. 다음날, 하바롭스크 공항에서 만난 대부분의 여행자들.. 2004. 7. 26. [인도네시아] 스쿠버다이빙 in 롬복 누군가 발리와 롬복 중에서 어느 곳을 택할까 고민한다면, 주저 없이 발리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롬복엔 바다 말고는 아무 것도 없으니까요. 일주일을 머물었는데, 이틀은 다이빙, 나머지 날들은 그야말로 심심함의 연속이었습니다. 원래는 유명한 린자니 산에도 오를 계획이었는데 마침 우기인 터라 길이 위험해서 등산이 금지되었기 때문이지요. 롬복의 해변은 개발되기 이전의 발리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맑고 깨끗합니다. 하지만 종교가 이슬람교여서 발리의 힌두교 문화가 주는 색다른 멋스러움이 없고 발리만큼 다양한 여행 인프라도 갖추어져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길리의 해변만은 무척 아름다워서 발리와 비교 대상이 아닙니다. 롬복에는 세 개의 길리(섬)가 있는데, 마치 시간이 정지한 듯 한적하고 고요하여 여행자의 마음을 부드.. 2003. 11. 3. [인도네시아] 발리 2. 올드 발리, 아메드 누군가 제게 발리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을 묻는다면, 아메드(Amed)라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 발리섬 동쪽 끝에 위치한 조용한 어촌마을, 아메드. 올드 발리라 불릴 만큼 토착 주민들의 삶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지요. 하얀 백사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아메드의 바다에는 호텔 전용 비치에 없는 자연스러움과 활기가 있답니다. 아메드에선 대부분의 시간을 마을 꼬마들, 청년들과 함께 어울려 장난치고 수영하며 보냈는데요, 그래서일까요. 아메드의 바다는 제게 파이브 스타 호텔 비치에서 보냈던 그 어떤 시간보다 훨씬 따스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곳입니다. 한낮의 햇살을 피해 수영은 주로 새벽이나 밤에 했어요. 새벽, 린자니 산 위로 밝아오는 아침을 맞이하는 것도 좋았고, 깜깜한 밤중에 바닷물에 얼굴을 담그고 플랑크톤을 .. 2003. 11. 2. [인도네시아] 발리 1. 발리에 가신다면 여행을 하면서 갔던 곳을 다시 찾기란 그리 쉽지 않습니다. 팍팍한 도시 속에서 열대의 자연은 그리움으로 남았나 봅니다. 발리엔 두 번의 발걸음이 미쳤습니다. 때묻지 않은 자연을 원하는 이라면 발리에서 실망을 안고 떠날지도 모른답니다. 특급 호텔이 백 팔십여 개나 될 만큼 발리는 개발된 섬이니까요. 또한 바다만이 목적이라면 발리보다 더 좋은 곳이 많을 거예요. 발리의 바다는 평범하거든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리는 여전히 매력적인 섬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자바 섬에서 출발해 칼리만탄을 거쳐 술라웨시의 내륙 또라자 마을로 이어지는 지친 여정 끝에 만난 곳이 발리. 그래서 그런지 발리의 첫인상은 지극히 평범했습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면서 발리의 분위기에 서서히 동화되어갔고 그래서 열흘을 내리 쉬게 .. 2003. 11. 1. [인도네시아] 마하깜 2. 혼자서 관람한 다약 마을의 전통 춤 보르네오, 마하깜 강, 다약족 (2) : 혼자서 관람한 다약 마을의 전통춤 (▲롱하우스) 강을 따라 길은 계속되어 저녁 무렵에 드디어 다약족 마을 탄중이수이(Tanjung Isuy)에 닿았다. 칼리만탄의 원주민인 그들은 말레이계 사람들이 해안 지대를 차지하면서 내륙의 고원이나 강으로 이동했다. 토착 종교는 애니미즘이지만 기독교로 많이 개종했다고 한다.숙소에 여장을 풀고 마을의 롱하우스를 둘러보았다. 원래 다약 사람들은 롱하우스에서 함께 살았지만 그건 이미 옛날 이야기다. 가이드북의 설명에 의하면 현재 이 일대에 있는 롱하우스들은 관광객을 위해서 70년대부터 지방 정부에서 새로 지은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독특한 조각이며 군상들이 무척 매력 있었다. 일부 다약족은 마을에 살지 않고 정글 속에 흩어져 살아가.. 2003. 10. 6. [인도네시아] 마하깜 1. 거대한 강 마하깜을 따라서 보르네오, 마하깜 강, 다약족 (1) 거대한 강 마하깜을 따라서 ▲ 마하깜 기회 닿는 대로 이곳 저곳을 많이 돌아다녔지만 칼리만탄(보르네오의 인도네시아 영토) 여행은 기억에 많이 남는다. 쉽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탄중푸팅 다음의 목적지 마하깜(Mahakam) 여행은 특히 힘들었다. 마하깜, 보르네오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강. 'River life'를 빼놓고 칼리만탄을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다. 강은 사람들에게 살아가는 터전이자 곧 길이다. 도로 대신에 강을 통해서 칼리만탄 내륙 구석구석까지 연결된다. 탄중푸팅에서 다시 반자르마신으로 돌아와 마하깜 여행의 출발지 사마린다(Samarinda)로 떠날 채비를 했다. 내가 묵었던 보르네오 홈스테이 주변 지리는 이미 눈에 훤했고, 동네 사람들도 마주칠 때마.. 2003. 9. 30. [인도네시아] 탄중푸팅 2. 오랑우탄 보호 센터에서 리키 캠프까지 탄중푸팅에서 만난 숲의 사람 (2) 오랑우탄 보호센터에서 리키캠프까지 ▲ 탄중하라판의 오랑우탄 탄중푸팅(Tanjung Puting)에서의 첫 아침, 천지를 진동하는 새들의 노래 소리에 잠을 깨었다. 마치 딴 세상에 온 듯 신선하다. 운좋게도 하늘을 가로질러 날아가는 커다란 ‘혼빌’을 볼 수 있었다. 날이 밝아 첫 번째 캠프 탄중하라판(Tanjung Harapan) 안으로 들어갔다. 원래 이곳 주민인 다약족은 오랑우탄 사냥꾼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비루테의 설득과 요청으로 마을은 공원 밖으로 이주하였고 이 지역은 1982년 이래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다. 현재 탄중하라판에는 오랑우탄 보호 센터가 있으며 네 살에서 다섯 살 정도의 새끼 오랑우탄들이 산다. 모두 어미를 잃은 고아들이다. 캐나다 출신의.. 2002. 12. 30. [인도네시아] 탄중푸팅 1. 보르네오 오지의 탄중푸팅 국립공원을 찾아서 탄중푸팅에서 만난 숲의 사람 (1) 보르네오 오지의 탄중푸팅 국립공원을 찾아서 '제인 구달'을 기억하는가?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곰베에서 무려 30년 동안 침팬지를 연구하며 침팬지의 출생에서 사망까지를 전부 지켜본 여성 인류학자이다. 관찰 대상에 감정적으로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기존 과학의 통념을 뒤엎고, 야생 침팬지와 관계 맺음을 통해 동물과 인간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펼쳐보였다. 행동 과학의 아인슈타인이라고까지 불린다. 제인의 뒤를 이어 같은 길을 걸어간 '다이안 포시'와 '비루테 골디카스'도 있다. 다이안은 르완다에서 18년간 마운틴고릴라를 연구하며 그들을 멸종 위기에서 구하려고 노력하다가 밀렵꾼의 총에 목숨을 잃었다. 비루테는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의 밀림에서 오랑우탄 연구에 몰두했다. ▲ 표지 을 읽으.. 2002. 12. 23. [인도] 델리에서 간디를 생각하며 '01 델리는 인도 여행의 종착지였다. 그간 인도에서의 익숙치 않은 경험을 가슴에 담고, 네팔 히말라야의 설산을 뒤로 하고 드디어 델리에 왔다. 델리는 수도답게 번화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었다. 특히 뉴델리의 거리는 무척 화려해서 서구의 여느 대도시와 다르지 않았다. 다만 갑자기 대로에 등장하곤 하는 코끼리나 우마차 등이 이곳이 인도임을 때때로 확인시켜 주었다. 델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인연, 우리는 회사 파견으로 델리에 머물고 있는 한 친절한 한국분을 만났다. 마침 귀국 날짜가 다가오니 한국이 더 그립다면서 우리를 그의 집에 초대하는 친절을 베풀었다. 덕택에 '바산트 비하르'에서 며칠 머물렀다. 서울로 치면 압구정동 같은 곳이다. 거기는 또다른 인도였다. 우리가 이 땅에서 수없이 마주친 가난과 비참함하고는 담 쌓.. 2001. 2. 28.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걷다 '01 바라나시에서 국경 도시 소나울리까지 덜컹거리는 버스로 꼬박 하루가 걸렸다. 밤이 되어서야 소나울리에 도착했다. 날은 이미 어두웠다. 두 발로 걸어서 국경을 넘었다. 어둠 속에서 관문을 지날 때 무척 감격했다. 드디어 네팔, 히말라야에 한 걸음 다가온 것이다. 북인도 도시의 매연에 지쳐 있었기에 산이 더욱 그리웠다. 국경 사무소에서 비자를 발급받고 그날은 그곳에서 묵었다. 날이 밝자 포카라행 버스에 올랐다. 산길을 굽이굽이 돌아가며 마주치는 시골 풍경은 인도와 그리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버스에 속속 올라타는 이들의 얼굴은 한결 친숙했다. 꼭 한국 사람같은 몽골리안들도 더러 있었다. 포카라의 레이크 사이드는 이름난 관광지임을 실감케 했다. 서구풍의 건물과 레스토랑들이 빼곡이 들어차 마치 다른 나라에 온 것.. 2001. 2. 28. 이전 1 ··· 8 9 10 11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