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도시, 로마 '06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시는 나름의 별칭을 지니고 있어요. 특히 이탈리아의 도시는 대개가 그러하지요. 물의 도시 베네치아, 르네상스의 도시 피렌체, 성프란치스코의 도시 아씨시, 성녀 카타리나의 도시 시에나...... 제가 방문한 도시의 별칭들이에요. 그런데 그 별칭 중 가장 인상적인 이름은 로마가 갖고 있었습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로마를 이렇게 불러요. '영원한 도시'라고. 로마에 대한 이탈리아 사람들의 애정과 자부심이 그대로 담긴 말이죠. 이천 년 된 도로 아피아가도, 고대 로마의 중심지 포로 로마노, 콜로세움 등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고대 도시이자, 성베드로 대성당으로 대표되는 중세 유적, 미켈란젤로, 카라바조, 라파엘로 등 르네상스 시대 화가들의 흔적까지, 말 그대로 '영원한 도시'라 할 만했어요. 로..
2013. 1. 27.
폐허 위의 아름다움, 캄보디아 앙코르왓의 사원들
사흘권을 끊었지만 앙코르 유적을 다 보진 못했다. 아니, 그것은 불가능하다. 앙코르왓, 앙코르톰, 바이욘, 타프놈, 프놈바켄, 프레야칸, 네펀..... 어느 순간 이름을 다 기억하기 어려워졌고 내가 소화시킬 수 있는 만큼 보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사원들은 배경지식 없이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정글 한가운데, 그 어떤 인공적인 덧칠도 없이 폐허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서 그 신비로움이 더한 것 같다. 사원군으로 들어가는 입구엔 왕국의 게이트라 할 수 있는 웅장한 앙코르톰이 서 있었다. 이 왕국, 이 문명 세계가 자연에 대한 일종의 극복/정복을 바탕으로 이루어졌음을 암시하는 것 같았다. 인간이 만든 새로운 세계, 그것이 문명이었다. 이 거대한 사원군은 12~13세기 동남아 일대를 지배했던 ..
2011. 6.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