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일상의 기록409 행복이란 ‘행복’이란 우리가 갖고 있을 때는 결코 깨닫지 못하는 그 무엇이다. 아빠 살아계실 땐 평소에 아빠 생각을 별로 안 했다. 돌아가시고 나서는 하루에 서너 번은 생각한다. 내게 천국은 예수님이나 부처님이 계신 곳이 아니다(이분들도 이해하리라 생각한다). 현관 문을 열면 우리 아빠가 거실에서 빙그레 웃고 계시는 그리운 옛집, 가고 싶어도 결코 돌아갈 수 없는 그날들 속에 있다. 6월 7일 아빠 생신날에. 2019. 6. 7. 미소페가 이런 회사였다니 종일 서 있는 나는 편한 신발만 신는다.바이네르가 대구에서 철수한 이후로는 마땅한 대안이 없어미소페를 신는데, 저렴한 구두는 아니다. 창고대방출 이런 특별한 때는 7-10만원 주고 산 적도 있으나대개는 백화점에서 세일해도 20만원대 이상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이런 신발을 만드는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4대보험도 주지 않았다니우리나라 노동 조건이 정말 열악했구나, 새삼 놀란다. 거기다 기습적으로 중국에 공장을 옮겼다니, 할 말이 없다. https://news.v.daum.net/v/20181227144638862?rcmd=rn 2018. 12. 27. 제천시립도서관 '주제가 있는 도서 전시회' 내 책 전시 친구가 검색하다 발견해서 알려주었다.제천시립도서관에 내 책이 전시되고 있다고. 제목 "내게 특별한 여행지"는 맞는데 독립출판이라 다른 사람은 아무도 모르는데설마 내 책일까, 하고 잊어버리고 있다가 오늘 검색.전시 사진을 보니 내 책이 맞다. 맨 윗줄 세 번째 책.제천까지 가볼 수는 없고, 암튼 별 일이 다 있네. 신기하다. ㅎㅎ ##제천시립도서관, 주제가 있는 도서 전시회 열어내년 1월까지, 국내 여행관련 서적 21권 특별전시박창서l승인2018.11.02 ▲ 【충북·세종=청주일보】 제천시립도서관의 “주제가 있는 도서전시회” 모습. 박창서 기자 【충북·세종=청주일보】 박창서 기자 = 제천시립도서관(관장 경갑수)은 내년 1월31일까지 도서관 본관 2층 종합자료실에서 ‘주제가 있는 도서전시회’를 연다. 이번 .. 2018. 12. 21. 황열병 예방접종 뭔가를 할 때 인터넷을 너무 검색하면 안 된다. 블로거들이 올린 각종 부작용 사례가 얼마나 무섭던지. 열흘이나 고민하다가 더는 미룰 수 없어 출국을 2주 앞둔 오늘 해버렸다.르완다는 황열병 예방접종 증명서 없이도 입국 가능하지만대구의료원 이야기로는 옆나라 케냐나 탄자니아에 가려면 필요하다고 한다.탄자니아도 꼭 요구하지는 않을 때도 있고 뭐 이랬다 저랬다 하는 모양. 남편 말로는 예방접종 증명서 없이도 르완다 사람들 다 케냐, 탄자니아 넘어간다고 한다.사실 아프리카 사람들의 경우 그 많은 사람들이 다 백신을 맞았을 것 같진 않다.아무튼 요즘은 황열병이 오지 아니고는 잘 안 걸린다고 하지만그래도 혹시 세렝게티 갈 수도 있고 남미 여행에도 필수여서 한 번 맞으면 평생 예방되는 거라서 맞기로 했다.A형 간염과 .. 2018. 12. 19. 대구콘서트하우스 2018 하반기 연주회 간단평(업데이트) 10/5 백건우 위대한 협주곡굉장했다. 평소 듣기 힘든 곡도 있었고. 다만 관객들이 그렇게 박수를 치는 데도 끝내 앵콜을 하지 않은 점이 아쉬움.지인이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7번이나 박수를 쳤는데도 안 했다고 한다. 11/1 재팬 필하모닉일본 민요를 바탕으로 작곡한 토야마의 첫 곡이 매우 독특하고 인상적. 그리고 지휘자 에이지 오우에는 흥이 넘쳤다. 이렇게 재미있고 다이나믹한 율동으로 지휘하는 사람은 처음 본다. 만화 주인공 같은 모습이었다. 오케스트라도 전반적으로 조화로운, 나무랄 데 없이 좋은 소리를 들려주었다. 11/6 대구시립합창단 성당에 온 줄 알았다. 주제가 크리스마스 캐롤인데 그레고리안 성가 느낌의 곡이 많았기 때문이다.영화 시네마 천국을 합창곡으로 바꾼 곡도 좋았고, 제목은 모르겠지만 앵콜곡.. 2018. 12. 15. 내게 여행이란 여행이 상품화되고 보편화된 시대는 어쩌면 본질적인 의미에서 여행이 사라진 시대가 아닐까 한다. 우리가 자기와는 다른 낯선 어떤 것과 연결되면서 경험하는,자신의 몸과 지성을 작동시켜 겪어내는 삶의 내용조차돈을 지불하고 얻는 잠깐의 쾌락에 불과한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도처에서 우리를 유혹하는 여행 광고를 볼 때면여행이란 대체 무엇일까, 그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된다. 사람마다 각자의 대답이 다를 것이다.어떤 이는 여행에서 만나는 사람에 가치를 두지만내게 있어 여행이란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도 그 안에 포함되긴 하지만어떤 장소와의 '만남'이라는 데 더 방점이 있다.머릿속에 단지 이름으로만, 혹은 흐릿하거나 추상적인 이미지로만 존재하던 장소가생생한 생명성을 띠면서 내 앞에 다가오는 순간, 나는 그러한 순간.. 2018. 11. 1. 오래 기억하고픈 축하의 말 2018. 10. 30. 우리 시대의 풍경 역사는 반복된다. 선한 자들의 죽음이 반복된다.그 이유는 우리가 제대로 된 '언론'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해야 하는데 돈이 정말 쪼들려서 사천만원을 받아 쓴 것과사익을 위해 뇌물을 받은 것이 과연 같은가.그러나 대중은 똑같은 도둑놈으로 몬다. 이러니 진보 진영을 통제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가.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은 없다고 했다.한 사람의 60년 인생에 먼지가 고작 사천만원이다. 그런 먼지는 너그럽게 봐줘야 한다.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공과 과가 있다. 공이 큰 사람이라면, 작은 먼지는 눈감아줘야 한다.우리는 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노회찬 의원은 의리 있는 사람이었다.그는 자신을 '진보'의 대표로 인식하고 있었기에자신을 희생시켜서 진보 진영을 구하고자 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그러했던.. 2018. 7. 29. 올해 읽을 책(추가) 올해는 '한국학'에 초점을 맞추어 독서를 하기로 하고 읽을 책의 목록을 대강 뽑아 보았다. 절판된 책도 있었는데 국립도서관에 한번 방문해야 할 것 같다. - 김준엽 - 장정(1~5) - 김승학 - 한국독립사 - 신상초 - 탈출 - 박순동 - 모멸의 시대 - 윤재현 - 어느 독립운동가의 조국 - 이범석 - 우등불 - 이시영 - 감시만어 - 이은숙 - 서간도시종기 - 박은식 - 한국통사. 한국독립운동지혈사 - 김옥균 - 갑신정변 회고록 - 원문 사료로 읽는 한국 근대사 - 안재구 - 끝나지 않은 길 - 김대중 회고록, 4. 19는 윤보선, 이기택의 회고록 - 김정남 - 진실, 광장에 서다. 4. 19- 이강훈 - 대한민국 임시정부사, 이강훈 역사증언록 등- 김기협 - 해방일기 1~10 (올해 아니면 못 읽을.. 2018. 1. 9. 꿈을 잃는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이를 그처럼 짧은 시간에 암으로 어이없이 잃어버리고 그리고 흘러간 6개월의 시간은 마치 6년처럼 길었다. 단 한 사람이 사라진 세계가 이처럼 완벽하게 황폐할 수 있구나,, 에 내내 놀라고 가슴이 뻥 뚫린 듯한 허전함과 막막함에 어찌할 바를 몰라 울고 또 울었다. 그간 내가 해온 모든 것들이 온전히 무의미했다. 읽는 것도, 쓰는 것도, 좋은 것을 보러 가는 것도,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일하러 가는 것도,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사는 것도...... 하루에도 몇 번씩 툭 하면 쏟아져나오던 눈물이 지난 주부터 조금씩 잦아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 하늘에서 여름 장맛비가 종일 이 지상을 거쳐 내 가슴에도 쏟아져내리는 날, 가만히 내 가슴이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것이 어떤 종류.. 2016. 7. 3. 어떤 폭력 시스플라틴, 젬시타빈, 도세탁셀, 알림타, 키트루다, 옵디보, 이레사, 젤코리, 타세바, 감마나이프, 사이버나이프, 트루빔...... 지난 6개월을 이 기이하고 낯선 언어들에 둘러싸여 보냈다. 아빠의 투병이 아니었다면 아마 내가 죽을 때까지 알지 못했을 단어들. 그런 세계가 존재하는지도 몰랐을, 그 낯선 세계를 이루고 있는 단어들. 항암 몇 싸이클, 원발암, 림프절, 뇌전이, 뼈전이, 비소세포폐암, 편평상피암, 선암, 소세포폐암...... 그리고 여명,,,, 이란 단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역시 말들로 이루어진 세계였다. 이 언어들이 내 삶을 침범하고 내 세계의 일부가 되면서, 평온한 일상은 저만치 물러나 낯선 세계가 되었다. 불과 6개월이 평온했던 40년보다 힘이 셌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폭.. 2016. 1. 2. 월든 호수에 사는 것 요즘 일상에 절망하고 있다. 아무리 일으켜 세우려 해도 뭔가 계속 미끄러지는 느낌. 도시살이, 아파트살이의 한계 같기도 하고. 삶이 풍부해지지 못하고 점점 남루해지는 것. 넘을 수 없는 어떤 한계를 순간순간 느낀다, 이곳에서. 시골에서 살아야 하나, 부쩍 이런 생각이 드는데, 친구들에게 물으면 너는 시골 생활 사흘만에 도망쳐 나올 거라고, 백화점에 자주 가는 전형적인 도시 여자가 무슨 헛소리냐는 핀잔이 주로 돌아온다. 일상과 여행은 다르다고, 아무 것도 갖추어지지 못한 곳이 얼마나 불편한데 하면서. 이렇게 마음이 흩어질 때 내게 언제나 위로를 주는 책은 '월든'이다. 첫 페이지를 폈는데 전에는 그냥 스쳐갔던 서시가 눈에 확 들어온다. 나는 그저 아, 하며 감탄사를 내뱉을 뿐이었다. 이처럼 빛나는 정신이 .. 2015. 12. 14. 하늘 속에 머물다 - 해와문화예술공간에서 광주의 하늘은 흐렸다. 그저 구름이 아니라 스모그가 섞인 연무가 도시를 덮어서 10시가 넘어도 하늘이 트이지 않았다. 친구 말로는 한달 내내 이랬단다. 비가 내려도 스모그가 가시지 않더라 했다. 공장 지대도 아닌데 이유를 알 수 없노라고. 중국에서 날아온 매연 때문인 것 같기도 했다. 앞으로 한국에서 맑은 하늘을 보기 어렵지 않을까 친구와 나는 염려를 주고받았다. 한낮이 되어도 연무는 가시지 않았고 그것은 무등산의 푸름은 물론 도시 전체를 희뿌옇게 삼키고 있었다. 모처럼 놀러왔는데 광주의 하늘을 못 보고 돌아가는구나 했다. 육안으로는 볼 수 없었던 청명한 하늘을 뜻밖의 장소에서 마주칠 줄은 몰랐다. 무등산 자락 아래 의 "하늘방". 강운 작가의 초대전이 열리고 있는 작은 문화공간이다. 이분의 작품을 처음.. 2014. 8. 24. 아파트와 서랍장 한 달만에 방 정리를 했다. 쌓인 물건들을 제자리로 돌려놓고 필요 없는 종이들을 버리고 걸레로 한번 훔치기만 했는데도 방이 말끔하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살짝 정리하기만 해도 기분이 산뜻해지는 것처럼 같은 방인데도 전보다 마음이 맑아진다. 정리하면서 오랜만에 내 방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이 공간을 너무 기계적으로 써온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일리히가 아파트를 "노동자들을 밤에 잠시 보관하는 서랍장"이라고 표현한 것을 보고 무릎을 친 적이 있다. 나 또한 내 방을 내 지친 몸을 잠시 보관하는 장소로만 써온 것은 아닌지. 산업사회 이후로 인간이 잃어버린 능력 중 하나가 환경과 교감하는 능력일 것이다. 우리가 사는 집과 거리, 마을이 순간순간 우리와 대화하고 교감을 나누는 인격적인 공간이 아니라 쓰고 .. 2014. 5. 4. Welcome 2014 12월 31일이 되어서야 방학을 한 데다가, 하던 일이 연초까지 이어져 올해는 새해 햇님을 못 볼 줄 알았다. 1월 1일 새벽에 문득 잠이 깼는데 핸폰 날씨를 확인하니 '청명함'이었다. 다시 잠들기가 아까워 일어났다가 마침 준비 중인 아빠와 같이 가까운 뒷산에 올랐다. 이 동네 십년이 훨씬 넘게 살았고 뒷산도 수도 없이 올랐지만 이곳서 해돋이를 보는 건 처음이다. 어둑어둑한 산길을 한 시간 좀 넘게 올라가서 동쪽으로 트인 봉우리에 섰다. 400미터쯤 되는 나즈막한 동산에, 날씨는 또 믿을 수 없을 만큼 포근해서 이처럼 편안하게 일출을 기다리는 것 또한 처음이었다. 7시 반이 넘어가자 우주 저편에서 찾아온 손님이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그가 온전한 동그라미로 솟아올라 이 땅을 비추기까지 그 잠깐의 시간.. 2014. 1. 18. 이전 1 ··· 15 16 17 18 19 20 21 ··· 28 다음